50여 농가 아로니아·와송 등 넣은 백숙 요리 농촌 희망 설계
심사나선 이중보 과장 “호텔 요리사 실력, 모두가 1등” 극찬

13일 오후 5시 30분 익산시농업기술센터 가공교육장 2층. 6개 조리대에서 보글보글 닭고기를 삶는 농가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저마다 한식요리사로 변신해 특색 있는 요리를 만들고 있다.

이날 행사는 다름 아닌 ‘닭요리경진대회.’ 농업인대학 6차 산업반 농가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삼복더위 이벤트 ‘닭다리를 잡아라!’다.

생산, 가공, 체험 등 농업의 새 패러다임 '6차 산업'을 준비하는 농가들이 전국 최대 양계 도시라는 익산의 이점을 살려 닭요리 개발에 나선 것.

50여명의 6차 산업반 농가들은 이 대회를 위해 6개 조로 나눠 치열한 요리경합을 벌였다.

1조는 박진환(50·함라 벧엘농장)·이해자(50·춘포 자연채 딸기농장) 씨가 대표로 나서 ‘옻 한방 백숙’을 선보였고, 2조는 박경애 씨(61·함열 콩 농사)가 ‘뽕나무뿌리 백숙’을 내놓았다.

3조는 신향식 씨(52·망성 더불어농장)가 안토시아닌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는 아로니아로 백숙을 만들었고, 4조는 청일점 요리사 진교소 함께하는교회 목사(51)가 하수오, 삼지구엽초 등 16가지 한약재가 들어간 백숙을 선보였다.

5조는 김연희 씨(50·금마 현대농장)와 이현숙 씨(54·망성 소나무재배)가 가시오가피와 와송을 듬뿍 넣은 백숙을, 6조 최재순 씨(53·금강동 콩농사)는 뇌졸중에 효과가 좋은 초석잠 백숙을 내놓았다.

요리심사에 나선 농촌지원과 이중보 과장과 직원들은 “전부 맛이 탁월하다. 유명 호텔 요리사 뺨치는 실력”이라며 “우월을 가리기가 힘들다”고 극찬했다.

심사결과 왕중왕상 2조, 대상 1조, 큰상 5조, 최고상 4조, 으뜸상 6조, 엄지상 3조 등 모두에게 1등 상이 돌아갔다.

상품 또한 푸짐했다. 모두 6차 산업반 농가들이 직접 기른 농산물. 박진환 씨는 수제 요구르트, 이해자 씨는 딸기잼, 신향식 씨는 적양파, 이강호 씨는 아로니아박스, 김훈 씨는 쌈채소와 오이고추, 심윤정 씨는 장미꽃다발, 남상현 씨는 블루베리 묘목 등 한가득 후원했다.

김호순 씨는 가족이 총출동해 후식으로 블루베리 주스를 만들어 농가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50여명의 6차 산업반 농가들은 모처럼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만들어진 귀한 음식을 맛보며 삼복더위를 날리고, 희망찬 농촌을 설계했다.

/우창수 기자

미니인터뷰- 닭요리경진대회 마련한 김훈 씨

“특색 있는 맛으로 농촌 활력”

김훈 씨(43)는 귀농 3년차 초보농사꾼이다. 춘포면에 ‘애벌레농장’ 간판을 내걸고 친환경으로 쌈채 농사를 짓는 젊은 농군.

농업인대학 6차 산업반 농가 중 가장 어린 그는 50여명을 이끄는 반장에 올랐다. 젊은 피답게 요리경진대회를 규모 있게 준비했다.

익산이 양계 메카라는 이점을 살려 차별화되고 특색 있는 닭요리를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그의 바람대로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여느 식당에서 맛볼 수 없는, 농가들도 깜짝 놀란 귀한 요리를 탄생시켜 6차 산업으로 변하는 농촌의 미래를 엿보게 됐다.

그는 “6차 산업은 생산, 가공, 체험이 합쳐진 농업이다. 농가 중에서도 민박이나 농촌체험,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번 요리경진대회를 통해 서로 레시피도 공유하고 친목도 다지며 잘사는 농촌을 만드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본다”고 힘줘 말했다.

/우창수 기자

1조 박진환(왼쪽)·이해자 씨의 ‘옻 한방 백숙’

2조 박경애 씨의 ‘뽕나무뿌리 백숙’

3조 신향식 씨의 '아로니아 백숙'

4조 진교소 목사의 '하수오, 삼지, 구엽초 16한방 백숙'

5조 김연희(왼쪽)·이현숙 씨의 '가와 백숙'

6조 최재순 씨의 '초석잠 백숙'

1조 ‘옻 한방 백숙’

2조 ‘뽕나무뿌리 백숙’

3조 '아로니아 백숙'

4조 '하수오, 삼지, 구엽초 16한방 백숙'

5조 '가와 백숙'

6조 '초석잠 백숙'

맛 심사 중인 이중보 과장(가운데)과 농촌지원과 직원들.

대상 받은 1조.

왕중왕상 받은 2조.

엄지상 받은 3조.

최고상 받은 4조.

큰상 받은 5조.

으뜸상 받은 6조.

농가들이 직접 길러 내놓은 푸짐한 상품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