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찻집 ‘구달나’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인기

도량의 문을 활짝 연 이는 심곡사 한주 화평스님. “사찰은 스님이 관리할 뿐 스님의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주인”이라며 미소 짓는다.

화평스님이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소통의 매개체는 ‘문화’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떡목음악회’를 4년 째 개최하고 있다. 음악회를 위해 떡목공연장도 만들었다. 무대 뒤편의 숲은 자연스레 무대배경이 된다.

“사찰은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 관광문화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도 사찰의 역할”이라며 “심곡사는 국창 정정렬 선생이 득음을 한 절로 잘 알려져 있다. 불가능을 완전체로 만든 귀한 일이 일어난 곳인 만큼 지역민에게 힘이 되는 사찰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화평스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음악회는 해마다 ‘화합’, ‘신명나는 산사콘서트’ 등 그 시기에 필요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전문 예술인은 물론 아마추어 동호인들에게도 열려 있는 무대다.

공연장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면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무인 찻집 ‘구.달.나(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다. 5년 전 문을 연 찻집은 시민이 직접 차를 준비해 마시고 스스로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내 집처럼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한 화평스님의 생각이다. 아기엄마들을 위해 마련한 아늑한 모유수유실은 스님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곳이다.

수행자이지만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화평스님은 “문화가 가지고 오는 경제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익산에는 그런 문화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웠다”며 “아쉬움을 심곡사에서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소통하는 심곡사를 만들기 위한 화평스님의 구슬땀은 쉴 새 없이 흐르고 있다. 좀 더 멋진 무대를 만들기 위해 조명과 음향 시스템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 예술인들을 위한 템플스테이도 구상 중이다.

화평스님은 “어렵고 무거운 마음을 해소할 곳이 없는 예술인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익산 뿐 아니라 국내 곳곳에서 귀한 역할을 톡톡히 하는 화평스님. 광진노인종합복지관장, 조계종중앙종회의원, 조계종복지재단사회복지시설협회장 등을 맡고 있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