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에 많은 시간 쏟아 부어 ‘말씀‧은혜중심’ 교회 이루고 싶어
성도들 내적성장 위해 성경‧기도 배우는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충만
출판사 창립 독서 저변 확대 꾀해… 7년 간 미국 유학 목회학 박사

어찌 보면 맡은바 소임을 다하지 않고, 쉬엄쉬엄 일하며 시간만 축내는 ‘월급쟁이’ 목사로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 ‘자기계발’을 위해 좀 더 시간을 투자하고픈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는 역설적 표현이다.

평생 목회자로 살면서 끊임없는 내적 성장의 고통을 이겨내야만 비로소 온전한 목회자의 길을 걸을 수 있기에 연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는 의미다.

익산 기쁨의 교회 박윤성 목사 이야기다.

잘생긴 얼굴에 훤칠한 외모를 지닌 박윤성 목사(52)는 공부하는 목사로 유명하다.

바쁜 일상이지만 항상 연구와 독서는 빼놓지 않는다. 달력은 공부하고 토론하는 모임 일정으로 빼곡하다.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좀 쉴 법도 하지만 항상 독서삼매경에 빠지곤 한다. TV를 없앤 거실은 독서실로 꾸몄다. 널따란 책상에 앉아 가족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자 휴식이다.

그는 “목회자는 평생 자기계발을 위해 몰두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이 적은 지방은 연구와 독서를 통해 핸디캡을 극복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적 성장을 길러 사회 트렌드에 혜안을 갖고, 꿈을 이루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촌놈(?) 하나님이 익산에 보내셨다”

그는 서울 출생이다. 아버지 고향은 삼례지만 줄곧 서대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성남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안양신학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하면서, 본격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총신대학 신학대학원에서 3년간 목회학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탈봇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을 전공하고, 신학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어 플러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7년간의 기나긴 공부를 마치고 귀국했다.

첫 목회자로 나선 교회는 부산 수영로교회. 부목사로 6년간 사역했다. 그러다 익산에서 목회활동을 했던 목사의 소개로 익산에 오게 됐다.

“아버지 고향이 전라도지만 전혀 이곳을 몰랐다. 어떻게 연결이 돼서 와서 보니 익산이었다. 이제 고향이나 다름없다. 분명 하나님이 보내셨다. 정말 정이 많이 들었다.”

#다음 세대 역사세우는 사업 ‘교회 신축이전’

박 목사가 9년 넘게 재직하고 있는 기쁨의 교회는 지난 2011년 모현동에 새둥지를 틀었다.
확 트인 널따란 예배실과 카페, 도서관, 교육실 등 다양한 공간은 마치 대규모 문화센터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잘 꾸며졌다.

박 목사가 취임했을 당시 기쁨의 교회는 중앙초등학교 옆에 자리한 ‘성락교회’였다. 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해 어린 성도들이 줄어들고, 건물도 낡아 신축이전이 시급했다.

박 목사는 다음 세대들을 위해 교회 신축을 결정했다.

“자녀 교육에 대한 투자는 물론 다음 세대의 역사를 세우는 사업 차원에서 교회건축을 제안했다. 성도들이 기꺼이 동참해줘 지금의 기쁨의 교회가 탄생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교회가 다 지어지고 이전할 무렵, 서울 ‘성락교회’가 이단이었으므로 같은 분파로 오해를 사 아예 교회 이름도 바꿔 버렸다.

‘성락’에서 즐길 ‘락’자를 한글로 풀어 ‘기쁨의 교회’로 명명했다.

#‘말씀과 기도’ 통해 내적성장 충만한 교회

모현동에 위치한 기쁨의 교회는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붐빈다. 출석교인만도 1천900여 명. 어른이 1천400명, 어린이가 500명에 이른다. 이사 오기 전 어른 성도가 800명에서 600명 정도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놀라운 성장세는 내적‧영적 성장에 매진했기에 가능했다. 성경 말씀과 기도를 통해 참다운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성도들의 내적성장을 기르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9년 동안 하면서 초기에는 하드웨어(교회 신축)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말씀‧기도)에 충실하려고 한다. 내적 성장이 있어야만 외적 성장이 사상누각이 안된다.”

박 목사는 이를 위해 다양한 양육 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새 신자들에게 기독교 기초와 교회 목회철학을 가르치는 ‘새 신자 훈련프로그램’을 비롯해 조금 윗 단계 성경공부를 하는 ‘성장반’, 성경을 보고, 묵상하며 파악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큐티 학교’ 등 체계적이고 다양하다.

이밖에 기도를 배우는 ‘합심 기도학교’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성경과 기도를 배우는 1년 과정의 ‘제자반’, 커피를 마시면서 성경을 공부하는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 등 거의 매일 교육 모임이 있다.

제자반과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는 박 목사가 직접 맡고 있다. 나머지 프로그램은 부목사 5명과 전도사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적 봉사’ 으뜸

박 목사는 사회적 봉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역사회에 교회를 적극 개방하고 있다. 어린이집 직무교육과 어머니합창단 발표회, 시립합창단 공연 등 실비만 받고 대관해 주고 있다.

매주 목요일엔 실버 대학이 열린다. 150여 명의 어르신들이 교회에 모여 탁구와 서예, 풍물놀이, 가요교실 등 취미활동을 갖는다. 이날 점심은 성도들이 정성껏 마련해 대접한다.

기쁨의 교회는 매주 한 번씩 맛있는 요리 냄새로 가득하다. 바로 독거노인 반찬봉사가 있는 날이다. 자발적으로 직접 30가구에 배달한다. 내친김에 내년엔 빵 굽는 기계를 들여 놓아 ‘빵굽는 날’을 만들 요량이다.

박 목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지역사회 봉사 프로그램은 ‘방과 후 스쿨.’ 초등학생 15명이 참여하고 있는 방과 후 학교는 저렴한 비용으로 바이올린, 드럼, 고전독서, 영어, 탁구 등을 가르치고 있다.

박 목사는 아직 미약하지만 방과 후 학교를 ‘대안학교’로 키울 계획이다.

박 목사는 설교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한다. 1편의 설교를 위해 10시간 정도 공을 들인다. 1년이면 200편정도 쌓인다. 기쁨의 교회 9년 동안 어림잡아 2천편 가량 축적이 된 셈이다.

박 목사는 지금까지 정리한 설교를 책으로 발간해 교인들에게 재교육을 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박 목사는 지난 6월 ‘조이풀’이라는 출판사를 창립했다. 물론 출판을 통해 독서인구 저변 확대를 꾀할 목적도 있다.

박 목사는 이미 3권의 책을 발간했다. ‘요한계시록 어떻게 가르칠까’, ‘히브리서 어떻게 가르칠까’, ‘수영로교회 소그룹이야기’ 등이 박 목사가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옥동자들이다.

항상 책을 가까이 하는 박 목사는 익산지역 목회자 15명이 참여한 독서모임에도 나간다. 매주 금요일 오전 2시간가량 이리중앙교회(담임목사 조성천)에 모여 독서 나눔을 갖는다.

#"목사가 행복해야 성도가 행복하다"

박 목사는 목사가 행복하지 않으면, 성도가 행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가정에 충실하고 자기 관리에 신경을 쓴다.

행복한 가정의 중심엔 부인 안순진 씨(48)가 있다. 평생 반려자로 옆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안 씨는 미국 유학 시절 잠깐 귀국했을 때 대전 대동교회로 설교를 갔다가 선배 소개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웨딩마치를 울리고 함께 미국에 들어가 큰 아들 종민(한동대 1년)이와 외동딸 윤진(전주예고 2년‧피아노 전공)이를 낳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막내 종현(이리중 2년)이는 부산에서 태어났다.

가훈은 성결 구절인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다. 쉬는 날 부인과 함께 배산과 월명공원에서 산책을 즐긴다. 탁구 실력이 수준급이다. /글=조영곤 기자‧사진=우창수 기자

조영곤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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