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 도로변에 개업 한 달 여 맛집 입소문 문전성시
35년 경력 정통 중화요리 59가지 자랑 엄지손가락 저절로

인적이 드문 시골 한적한 도로변에 자리 잡은 이집은 세월의 묵은 때나 학교 졸업식 때의 향수는 전혀 없었다. 올 11월 오픈한지 한 달여 된 깔끔한 외관의 신장개업 집이었다.

하지만, 근동에선 마치 오래된 집인 듯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이곳에 도착하기 전 길을 걷는 할머니들이 “저리로 쭉 가면 나온다”며 이구동성으로 위치를 알려 준 것만 보아도 유명한 건 확실했다.

작은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눈에 들어온 건 벽면에 빼꼭히 적혀 있는 수십 가지의 메뉴. 짜장, 짬뽕 등 흔히 아는 것부터 생소한 음식까지 무려 59가지나 됐다. 식사류 33가지, 요리류 26가지. 하루에 하나 씩 먹어도 두 달이나 걸리는 음식들이 수북했다.

이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짬봉(6천 원). 통 오징어 한 마리에 홍합, 새우, 꽃게 등 해물이 가득 들어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직접 뽑는다는 가느다란 면은 쫄깃했고, 국물은 청양고추를 넣어 얼큰하고 시원했다.

김한중 대표(56·여)는 “국물에 사골육수를 넣어 영양 만점”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김 대표는 4천500원짜리 ‘옛날 짜장’도 찾는 손님이 많다고 자랑했다.

김 대표는 “오는 손님만큼 팔자며 마음을 비우고 한적한 시골에 차렸는데 점심 땐 줄 서는 일이 다반사이고, 자리가 없어 뒤돌아가는 손님도 더러 있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또 “황등, 삼기는 물론 영등, 모현동 등에서도 입소문을 듣고 손님들이 찾고 있다”고 귀띔도 했다.

오픈한지 한 달여 만에 유명 맛집으로 자리 잡은 것은 부군 박승구 주방장(62)의 요리실력 덕분. 경력 35년째인 그는 서울에서 손맛깨나 알려진 요리사였다. 중국요리사로부터 기술을 배운 정통 중화요리 전문가.

잘나가던 서울 사업을 접고 어머니 병구완을 위해 고향 오산면으로 내려온 부부는 얼마 전까지 익산역 앞에서 중화요리집을 했다.

손님이 많았지만, 배달원들이 속 썩이는 게 싫었던 부부는 황등으로 터를 옮겼다.

외진 시골, 그것도 황등면소재지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문을 연 것은 요리만큼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

오픈 한 달여 만에 안정권에 접어든 것이 신기하고 손님들이 고맙기만 하다는 부부는 “손님이 손님을 데려오고,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맛집으로 소개되고 있다”며 “역시 음식은 손맛이다. 앞으로도 정직한 손맛으로 손님을 대접하겠다”고 환하게 미소 지었다.

/우창수 기자

통 오징어가 들어간 해물짬뽕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