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신성일도 반한 송학동 '송학홍탁'

홍어의 고장 나주서도 찾는 전국 마니아들의 유명 맛집
김길선·김도연 부부 흑돼지고기·3년 묵은 김치 정성가득

‘홍어와 막걸리.’ 이보다 궁합이 잘 맞는 음식이 또 있을까.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삼합.’ 잘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를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것을 이르는 말인데, 막걸리가 곁들여져야 완벽하다. ‘홍탁삼합’이라 하는 것만 보아도 음식궁합의 대명사임은 분명하다.

미각과 후각, 촉각을 한꺼번에 깨우는 알싸한 맛, 코가 뻥 뚫리는 홍탁이 그리운 계절이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엔 눈이나 비까지 내리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송학홍탁(☎063-854-1112).’ 송학동 굴다리사거리와 이리송학초 사이에 있는 이집은 ‘홍어 좀 먹어 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명소다.

특히 강원, 부산, 대구, 대전, 서천은 물론 홍어의 고장 나주에서도 손님들이 찾을 정도다. 영화배우 신성일 씨도 익산에 오면 이집을 들른다고 하니 전국의 홍어 마니아들 사이에선 이름깨나 알려진 유명 맛집인 셈. 쉬는 월요일을 제외하곤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김길선(59)·김도연(61) 부부가 문 연지 17년째. 25평 작은 식당 안은 진한 향수가 배어 있다.

대표 메뉴인 삼합의 가격은 2인기준 3만5천 원~5인 기준 6만5천 원. 3인 기준 중(中)짜리이상을 시키면 홍어 코와 볼살, 생식기, 튀김 등 4가지가 서비스로 나온다.

이집 삼합 먹는 법은 남다르다. 묵은 김치에 깻잎을 얹고, 삭힌 홍어를 고추냉이 양념에 찍어 올린 후 돼지고기, 그리고 마늘이나 고추를 쌈장에 찍어 얹은 후 돌돌 말아 먹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대한민국 최고 막걸리 ‘천지주가’ 한 잔을 곁들이니 꿀맛이 따로 없다.

홍어탕(1만 원)과 애탕(1만5천 원)도 얼큰하고 고소해 엄지손가락이 절로 치켜세워진다.

이 맛의 시작은 재료에 있다. 부부는 ‘물 좋은’ 홍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 않고 달려가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한다.

“삭히는 것은 비법”이라며 손사래 치면서도 “항아리에서 10~15일 삭히는데 계절과 날씨마다 기간이 다르다”고 했다.

돼지고기는 맛좋은 흑돼지, 그것도 갈비 부분의 오겹살만 고집하고 있다.

묵은 김치는 매년 1천500포기 김장을 담가 3년 이상 저온저장고에 숙성한 것.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을 선사하기 위해 값비싼 재료와 오랜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 부부의 정성이 돋보인다.

“음식 장사는 양심 장사”라는 부부는 남몰래 어려운 이웃을 돕는 기부천사이기도 하다.

/우창수 기자


홍어 코.


홍어 볼살.


홍어 생식기.


홍어 튀김.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