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공약 지키기 위해 ‘협동사회경제연구소’ 창립
시민들의 협동조합 창업‧경영 지원 역할…상생경제 기대
“시민 스스로 병원 등 기업 설립 이용하고 이익금 환원”

지난 4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 익산 을 지역 선거구에서 정의당 소속으로 출마한 권태홍 후보(51). 평생을 중앙무대에서 학생운동과 시민운동에 이어 지방자치운동에 몸담은 시민사회 운동가다.

그런 그가 지난 총선 낙선 후 고향에 뿌리를 내렸다. 여느 후보들처럼 낙선 후 다시 서울로 올라갈 만도 한데 험난한 고행의 길을 스스로 택했다.

바로 ‘협동사회경제연구소.’ 총선 당시 공약한 ‘익산을 협동조합 메카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다.

그는 “익산에서 태어났고 익산이 저를 키워줬는데 이제 보답을 해야 할 시간으로 생각해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연구소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1일 창립총회를 거쳐 연구소 대표로 선출됐다. 이어 운영위원회와 기획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9일 세무서에서 고유번호증을 받고 연구소 통장을 개설한데 이어 13일엔 CMS계약까지 마쳤다.

연구소 창립 멤버들도 쟁쟁한 인물들이다. 장종수 정의당 익산을 지역위원장을 비롯해 송호진(시의원), 김수연(시의원), 이장우, 안현석, 손인범 씨 등 6명이 운영위원회로 활동한다.

기획위원회는 임탁균, 김재덕, 한현수, 김종화, 홍문수, 최원철 씨 등 6명이 포진하고 있다.

그는 오는 29일 익산 무왕로에 둥지를 튼 연구소 개소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회원도 모집한다. 회비는 월 1만 원 이상. 연구소 카페(http://cafe. naver.com/coopeco)에 가입해 신청하면 된다.

익산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의 회원들과 함께 ‘사람이 살아가는 경제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그를 16일 만나 ‘협동사회경제연구소’ 창립 계기와 계획을 들어봤다.

-오랜만입니다. 총선 후 떠나지 않고 고향에 남았네요.

자랑스러운 익산인으로서 시민들과 호흡하며,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는 활동을 하고 싶어 뿌리를 내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부송동에 조그마한 집도 마련했습니다. 광명시에 사는 어머니 (유정순 씨)와 아내(백경숙 씨)는 고3 아들(권주호 군)이 수능을 마치면 익산에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올 연말이면 주말부부 신세를 면하고, 완전 고향에 정착하게 될 것입니다.

-협동사회경제연구소를 창립했는데, 다소 생소합니다.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연구소는 협동조합 등 사회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연구와 사업을 영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연구소가 협동조합 창업을 직접 꾀하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시민들이 협동조합을 창업하고 경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연구소를 세우게 된 동기는.

우리나라 산업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옛날과 같이 경쟁 일변도로 갈 경우 경제가 질적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이 점이 연구소를 창립하게 된 큰 배경입니다.

국내에서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장기불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익산 같은 지역의 중소도시 시민들의 소득과 소비여력도 심각하게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시민경제 위기에서 과연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란 문제의식으로 출발했습니다.

-연구소가 하는 일과 앞으로의 계획은.

장기 경기불황에 대비해서 시민들이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자구책은 없는 것인지 시민들과 함께 찾아가고 연구해 나가는 과정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이를 통해 경제에 대한 익산시민들의 마인드나 경제를 풀어나가는 신뢰에 관한 문제를 복원해서 시민 공동체가 스스로 경제 자구책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구체적 대안이 바로 사회적 경제와 협동조합입니다. 국가적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복지를 감당할 여력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 시민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경제 공간과 일자리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연구소 운영 기대효과는.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의 비중이 익산 경제 총량의 10%를 목표로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겠습니다. 이들 통해 시민들에게 소득이 직접 돌아오는 일자리 창출이 기대됩니다.

경쟁만을 위한 경제가 아니고 협동과 상생이 가능한 경제가 있다는 것을 직접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아마 익산 경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의 경제 양극화 심화 현실을 스스로 극복하는 시민들의 실천 과정이 될 것입니다.

-실천 과정을 예를 들어 주신다면.

이를 테면 시민이 힘을 모아 병원을 설립해 이용하고 치료하는 것들입니다. 시민 스스로 건강을 찾아가면서 이익금은 지역민들의 예방적 치료 쪽에 환원시키는 방안입니다.

초고령사회에 앞으로 수요가 폭증하게 될 요양병원의 경우도 시민이 만들고 자기 부모 모시는 것처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입니다.

또 예를 들면 대기업프랜차이즈처럼 가맹점들이 대기업 돈만 벌어주는 것이 아니고, 자영업하시는 분들이 스스로 사업자협동조합을 만들어 공동구입, 공동물류 등으로 소득을 향상시킬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협동조합, 생산자협동조합, 노동자협동조합, 사회적 협동조합 등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의 공간은 무궁무진합니다.

이를 통해 경제공간과 일자리가 창출되고, 시민들 사이에 신뢰가 촉진돼 건전한 사회적 자본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회적 자본 형성은 우리 연구소의 궁극적 목표이기도 합니다.

-시민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시민 모두의 소망은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하면 행복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의 ‘우리’라는 개념이 너무 취약해졌습니다. 개인에게 모든 짐이 부과되는 무한경쟁 시대 이런 패러다임으로 더 이상 경제를 성장시킬 수도 없고, 우리 생활을 지켜나갈 수도 없습니다.

더욱이 국가가 모든 걸 풀어 갈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시민들 스스로 우리 문제를 우리가 풀어보자는 접근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그런 시발점으로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협동사회경제연구소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지역 정치에 대한 생각은?

익산에서 태어났고 익산이 저를 키워줬는데 남은 시간 보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익산시가 시민들 스스로 가장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전국적인 모범 도시로 남도록 활동해 나가고 싶습니다.

지역 정치도 시민행복을 위한 하위 개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창수 기자

권태홍 대표가 걸어온 길

-익산시 금강동 출생
-이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 대의원회 2기 의장
-부산 형제공업사·군산 우민주철 등에서 노동운동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창립사무처장
-열린우리당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사무처장
-참여정부평가포럼 기획사업팀장
-17대대선 유시민선대본 조직본부장
-국민참여당 사무총장
-국민참여당 최고위원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진보정의당(1기) 사무총장
-정의당(2기) 사무총장
-성공회대학교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현)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 정책특보
-(현)정의당 좋은일자리특별위원회 공동단장
-(현)정의당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추진단장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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