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의약분업 후 밤늦게 찾는 환자 안타까워 휴일 없는 약국 고수

17년째 설·추석 때도 문 열어 매년 지역사회 사랑실천 ‘통 큰 기부왕’

지난해 9월 추석날, 중앙동 국민은행 사거리 ‘우성약국’은 밤늦도록 아픈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동네 병의원은 물론 약국 전체가 휴무인 명절날에 익산에선 오로지 강태욱 약학박사(55)가 운영하는 우성약국만 문을 열었기 때문이었다.

약국 문을 열고 들어선 환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살며시 미소를 머금기도 했다. 온 사방을 돌아다니다가 택시기사에게 물어봤더니 ‘우성약국은 열었을 것이다. 가보라’고 해서 왔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다.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온 가족이 즐겁게 모인 추석날에 뜻하지 않게 곤혹을 치르던 환자들은 강 박사 덕분에 그나마 편안한 밤을 보냈다.

강 박사는 올 2월 설날에도 우성약국 문을 열었다. 오는 9월 추석날도 어김없이 약국 문을 활짝 열어놓을 생각이다.

365일 문 여는 31만 시민의 건강지킴이

강 박사는 인화동에서 태어났다. 원광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1991년 원광대 약학대학원을 졸업하며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엔 우석대 약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앙동에 우성약국 문을 연 건 1993년이다. 올해로 24년째 환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17년 전부턴 우성약국이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불을 밝히는 아픈 사람들의 등대로 자리 잡았다.

등대지기가 된 강 박사는 1년 12달 하루도 쉬지 않고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희망의 불’을 지키고 있다. 밤늦게 약국을 찾아 익산 온 시내를 헤매는 31만 익산시민들의 든든한 ‘희망봉’인 셈이다.

강 박사가 이처럼 일요일과 휴일을 반납하고 밤늦게까지 문을 열게 된 건 2000년 8월 의약분업이 시작되면서다.

병원 진료시간이 끝나면 약국도 문을 닫아 환자를 부둥켜안고 온 시내를 헤매는 시민들의 딱한 모습을 보고서 365일 문을 열기로 굳은 결심을 했다.

집안의 크고 작은 일마저 뒤로 미룬 채 약국 문을 매일 연지 올해로 17년째. 이젠 택시기사들도 환자들을 태워다 줄 정도로 유명해졌다. 시민들 역시 ‘우성약국’에 가면 언제든지 약을 구할 수 있다고 든든한 마음을 갖게 됐다.

강 박사는 몸이 아파 한 번쯤 쉬려고 해도 행여 손님들이 허탕을 치고 돌아갈까 봐 차마 게으름을 피우지 못한다.

강 박사는 남모른 선행도 십 수 년째 펼치고 있다. 2003년부터 가족 없이 홀로 지내는 어르신을 찾아 의약품을 지원하고 있다. 2004년부터는 수재민이 발생할 때마다 의약품을 지원하며 온정을 베풀고 있다.

17년째 1억 기부 이웃사랑 ‘훈장감’

강 박사의 이웃사랑은 대통령 훈장감이다. 우성약국에서 번 수익금의 상당액을 사회에 환원하는 통 큰 기부왕이다. 매년 4차례 이상 베풀고 산 세월이 17년째. 기부금은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강 박사는 소년소녀가장 청소년 장학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01년부터 초중고 3~4개 학교를 정해 입학식이나 졸업식 때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꿈나무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또 형편이 어려운 소년소녀가장이나 청소년들에게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가까이에 있는 지역아동센터에도 매월 일정액을 기탁하고 있다.

2012년 전북제일고 학교운영위원일 땐 교직원과 학생에게 구충약 1천 명 분을 전한 바도 있다.

강 박사는 특히 의지할 곳 없는 무의탁 노인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는 누구보다 앞장서는 ‘진정한 휴머니스트’다.

설과 추석 땐 쌀, 멸치 등을 어려운 이웃에 전하고 여름엔 선풍기, 겨울엔 포근한 이불을 경로당에 선물하고 있다.

오는 6일에는 추석명절을 맞아 200만 원 상당의 멸치 100상자를 익산시에 기탁할 예정이다.

강 박사는 지역에 큰 일이 터지면 두 말 없이 거금을 내놓기도 한다.

2014년 조류인플루엔자로 시름에 빠져있는 익산의 축산 농가를 위해 200만 원 상당의 토종닭 200마리, 오리훈제 100마리를 구입, “지역 어르신들에게 선물해 달라”며 익산시에 기탁하기도 했다.

강 박사는 이런 선행으로 익산시장 표창, 전라북도지사 표창, 익산시 모범시민상, 전라북도 경찰청장 감사장을 비롯해 지난해엔 ‘제20회 익산시민의 장 봉사장’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근검절약해 나누는 것이 가장 큰 행복”

강 박사가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천사이자 숨은 봉사자가 된 것은 선친의 유지가 큰 영향을 줬다. 평소 “베풀고 살라는 말씀은 제 삶의 또 하나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훤칠한 키와 훈훈한 외모를 자랑하는 강 박사는 자신을 치장하는 데는 돈을 쓰지 않는다. 언제나 소탈한 옷차림을 고수한다.

또 주위에서 “월급쟁이 약사를 두고 편히 살아도 되지 않느냐”는 말도 귓등으로 흘려 보낸다.

강 박사는 “30대 나이엔 비싼 옷 입고, 좋은 차 타고 누릴 것 다 누려보았다. 지금은 이게 편하다”며 특히 “아끼고, 아껴서 이웃을 위해 쓰는 것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우창수 기자

강태욱 박사가 걸어온 길

원광대 약학대학 졸업

원광대 약학대학원(석사) 졸업

우석대 약학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익산시애향운동본부 이사

익산시체육회 이사

익산시장 표창

전라북도지사 표창

전라북도 교육감 감사장

익산시 모범시민상

전라북도 경찰청장 감사장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장 표창

익산시민의장 봉사장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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