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밝으며 대동합굿 추구하는 예술인

1993년 미마지 창단 왕성한 공연활동 지역 대표 풍물패로 자리매김
예술인 소통・단합 위해 민예총 결성 동참… 시민과 늘 함께하고파
마을굿 복원・재현, 상설공연 부활 계획… 30일 23주년 정기연주회

삶과 꿈을 담아 우리 가락을 지키는 문화예술인이 있다. 사물놀이 미마지 이육일 대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과 꿈을 지켜가는 익산지역 대표적인 예술인이다.

지방에서 예술인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는 멈추지 않는다.

위대한 민족적 얼과 혼을 이어받아 백제문화의 혼이 서려있는 익산 땅에서 민족의 혼을 되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익산 민예총 풍물분과장으로도 활동하는 그는 지역의 각종 행사 참여와 왕성한 공연활동으로 풍물패를 이끌고 있다.

오는 30일에는 솜리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23주년 기념 제19회 정기연주회 ‘회향’을 선보인다.

이 대표는 “회향은 공덕을 되돌린다는 뜻으로 사물놀이를 통해 모두를 이롭게 하고 내가 수행으로 쌓은 공덕으로 모든 이들이 복을 받길 비는 마음으로 판을 준비했다”며 “삼도 설장고, 삼도 사물놀이, 판 굿 등 열심히 준비한 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30년 가까이 풍물과 함께해 온 예술인. 이육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 사물놀이 미마지를 이끌고 있다. 미마지 소개를 부탁한다.

미마지는 백제 무왕(600~640) 때의 기악 연주가의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612년에 탈춤의 일종인 가가쿠를 일본에 전해준 백제시대의 예인이다. 미마지가 전해준 기악은 우리나라의 양주산대극의 가면극과 역사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사물놀이 미마지는 1993년 원광대학교 풍물패 출신 5명이 모여 익산 최초로 사회문화패로 결성했다. 당시 사회적 이슈들로 몇몇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것이다.

창단 당시에는 ‘전통예술연구회’, ‘세마치’라는 이름이었으나 솜리국악마당, 풍물촌 사물놀이를 거쳐 지금의 미마지로 명칭을 변경했다.

현재 20명의 회원이 주 2회씩 풍물연습을 하며 단체를 이끌고 있다.

# 풍물의 의미가 무엇인가. 농악과 사물놀이의 다른 점이 있나?

풍물은 흔히 ‘풍물굿’이라고 한다. 풍물과 굿을 합쳤다는 의미다. ‘굿’은 모여서 마을의 애경사나 대소사를 마을 주민과 함께 풀어나간다는 좋은 의미다. 유신시절 새마을운동과 미신 타파라는 이유로 굿이라는 단어가 왜곡돼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

풍물은 타악기가 중심이 돼 연주하는 민간의 대표적인 기악곡이다. 농악과의 차이는 크다. 풍물굿이 마을(두레)굿이라면 농악은 일제강점기 때 민족문화 말살정책으로 농민만이 하는 음악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요즘은 30~50여 명이 연주하는 큰 판의 형태를 말한다.

풍물굿이나 농악이 사물놀이의 모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 익산 최초로 상설 공연을 한 단체다. 미마지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무엇인가?

2003년부터 6년 간 중앙체육공원과 배산체육공원에서 국악 상설 공연을 진행했다. 익산 최초였다. 하늘을 지붕 삼아 공원을 무대삼아 열었던 공연이었다. 반응도 좋았다.

어려움 끝에 결국 중단했지만 이처럼 시민과 함께하는 사업을 하고자 한다.

특히 미마지는 ‘풍물정신’을 추구한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사는 세상, 관객과 연주자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음악을 하고자 한다.

풍물의 특성상 조용히 앉아서 듣기만 하는 음악이 아닌 우리 땅을 밟으며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대동합굿을 추구한다.

# 익산 민예총 결성에도 동참했다. 계기가 무엇인가.

민예총 익산지부 결성은 늘 생각하던 부분이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상설공연이 결국 여러 가지 어려움에 닥쳤을 때 누군가와 어느 단체든 함께 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문화예술인들이 소통하고 단합하면 그만큼 시민들에겐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또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은 늘 먹고 사는데 급급하다 보니 지역을 떠나는 실력자들도 많고, 지역에 남아있는 예술인들은 도중에 하차하는 이들도 많다. 예술인들이 최소한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문화예술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에 민예총 결성에 동참했다.

# 미마지 활동 계획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미마지는 시민과 지역사회 복지단체, 학교교육 현장 등에서 함께 전통음악을 향유하고 누릴 수 있는 장을 열어갈 계획이다.

상설공연을 부활시키고 찾아가는 문화 공연 활동을 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의 마을 굿을 복원, 재현하고자 한다. 살아있는 마을 풍물굿을 마을 주민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목표다. 현재 봉동읍 용암리 지역의 풍물굿을 재현하기 위해 여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가지씩 즐겁고 보람된 마음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우리 모두의 삶이 곧 문화이고 예술 그 자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