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가장서 자수성가 임상동 오상마을 언덕에 리라자연유치원 설립

유아교육학 박사·전국 유명강사… 30년 외길 아이들 자연에 물들여

임상동 오상마을 언덕에 아주 근사한 유치원이 우뚝 세워져 있다. 면적 800여 평, 건평 350평, 2층 규모를 자랑하는 ‘리라자연유치원(☎063-834-6622~5)’이다.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궁전 같기도 한 이 유치원 앞마당은 푸른 잔디가 깔려 있고, 꽃들이 심어져 꽃동산을 방불케 한다. 가을향기가 물씬 풍기는 요즘엔 꽃말이 ‘어머니의 사랑’인 구절초가 활짝 피었다.

아이들의 자연카페와도 같은 이 유치원을 설립한 사람은 ‘유아교육계의 작은 거인’ 김용임 원장(58)이다.

1982년 중앙동에 삼남웅변학원을 시작으로, 이 학원을 운영하면서 1987년 남중동에 리라유치원을 설립한 후 1997년 자연을 품은 임상동 지금의 자리로 이사해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고 있다.

유치원 이름 ‘리라’는 설립 당시 서울에 있는 리라유치원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쏙 들어 선택했다. 익산 최고의 사립유치원을 만들고 싶은 목표를 담았다.

김 원장은 세련되거나 화려한 옷차림은 거의 하지 않는다. 작업복과도 같은 차림에 때론 수건을 둘러쓰고, 삽이나 호미를 들고 꽃을 심거나 아이들과 흙 놀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

소탈한 차림 때문에 김 원장을 모르는 사람들은 “원장님 어디계시냐?”며 묻는 경우가 많은데, 김 원장은 이럴 때가 행복하다고 미소 짓는다.

‘원장은 아이들의 일꾼이어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소신이다.

원광대대학원에서 유아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원장은 전북도 사립유치원 연합회장을 4년 간 역임하며 170여개 사립유치원의 발전을 이끌었다.

전국 유명 유아교육강사인 김 원장은 300회가 넘는 전국 특강을 펼쳤다. 유치원 연수와 세미나에서 원장에게는 경영리더십, 교사에게는 학습방법 등을 알려줬고, 학부모들에게는 자녀교육을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또 기업체, 기관, 단체 등에는 리더십 부모의 역할 강의를 펼쳐왔다.

특색 있는 ‘자연 교육’으로 방송은 물론 중앙일간지에 여러 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유아교육 30년 외길 인생을 살아온 김 원장을 가을바람이 산산하게 불었던 지난 13일 오후 리라자연유치원 앞마당에서 만났다.

-소녀가장에서 자수성가한 유아교육전문가로 유명한데.

저는 김제 월촌에서 태어나 5살에 익산으로 이사 왔다. 가난한 집 맏딸로 동생들을 돌보면서 동네 아이들도 함께 돌보았는데 어른들이 ‘커서 선생이 되라’고 하셨다. 그때 유아교육을 꿈꾸게 됐다.

어릴 때도 당당하게 말을 잘했다. 배고픈 시절 학교에서 웅변대회를 나가 상금을 받아서 생활비에 보태곤 했다.

웅변특기생으로 군산 영광여고를 야간에 다녔고, 낮에는 이리공고 사환으로 일했다. 12년 간 이리공고에 있으면서 웅변 특활부도 지도하고, 교직원 자녀에게 웅변을 가르치며 생활비를 벌었다.

그 당시 어머니를 여의고 소녀가장이 됐다. 여동생 1명, 남동생 2명을 먹여 살려야 했다. 살림이 어려웠지만, 교육자의 꿈은 놓지 않았다.

-마침내 꿈을 이루고, 임상동에 규모가 큰 유치원을 설립했는데.

12년의 이리공고 사환을 그만두고 꿈에 그리던 교육 사업을 시작했다. 개인지도 했던 이리공고 제자들을 믿고 1982년 남중동에 삼남웅변학원을 세웠다. 배우려는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을 설 정도로 잘 됐다.

웅변과 함께 유아전인교육을 하고 싶어 1987년 남중동에 리라유치원을 설립했다. 시내에서 하다 보니 갑갑했다. 아이들이 흙을 밟지 못하고, 좋은 공기를 마시지 못한 채 교실에만 있는 것이 싫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1997년 과감하게 시골 자연 속으로 들어왔다. 시설 하나하나 손 안댄 곳이 없을 정도로 아이들만을 위해 꾸몄다.

800여 평 땅 중 350평에 2층짜리 유치원 건물을 짓고, 50평 규모 실내강당과 수영장, 모래장을 갖췄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넓은 잔디밭과 텃밭이 우리 유치원의 가장 큰 자랑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보니 ‘자연’이 주테마인데.

생태, 자연, 요리 활동이 주 교육 프로그램이다. 유아기에는 외우고, 쓰는 학습보다는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자연을 교재도구로 쓴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잔디밭과 텃밭에서 야생화를 키우며 시내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을 교실로 활용했다.

그래서 잔디밭, 고구마밭, 논이 교실이 될 때가 많다. 아이들이 곤충과 지렁이를 친구처럼 여기고, 살아있는 흙을 만지며 느끼고 고운 심성을 기른다.

아이들의 인성교육은 자연에서 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또 아이들 스스로 느끼고 배울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도 교육자의 중요한 자세 중 하나라는 것도 깨닫는다.

-교육철학은?

유아를 대할 때 교사는 엄마의 자세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엄마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면 학부모 불신이 사라지고, CCTV도 필요 없을 것이다.

또 ‘효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라 했듯이 아이들을 가르치려고만 할 게 아니라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젊은 부모들에게 당부 한 말씀.

과잉보호는 나약함을 키우게 된다. 비 좀 오거나 햇볕이 뜨겁거나 눈이 많이 오면 아이들을 집안에만 가두려고 한다. 젊은 부모들 또한 그렇게 자랐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연에 몸을 맡기도록 해보자. 첫째, 어릴 때 많이 걸어야 한다. 우리 유치원 아이들은 마을 입구부터 차에서 내려 유치원까지 약 1km를 걷곤 한다. 그러면 하체에 힘이 생기고 건강해진다.

둘째, 화려한 장난감, 교구보다 아이와 함께 주운 돌멩이, 나무껍질, 밤, 감 등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보길 바란다. 자연의 소생물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같이 공부하면 좋다.

다른 아이보다 학습능력이 더디더라도 풀 한 포기에서 느끼는 감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보자. 아이의 순수한 감성을 깨워보자.

/우창수 기자

#김용임 원장이 걸어온 길

<경력>

전라북도 사립유치원 연합회 도회장

서해대학 총학생회장

전라북도 각 대학 역대 총학생회장(전총회 3대 회장)

교원국비 해외연수(영국, 독일, 일본, 프랑스)

원광대, 전북대, 충남대, 군산대 최고지도자과정 8회 수료

대한웅변인협회 전북도회장

국제로타리3670지구 익산서동로타리클럽 초대.2대회장

국제로타리3670지구 임원

서해대학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역임

리라자연유치원장

<저서>

교실 안에 갇힌 아이 자연 속에서 커가는 아이

풀빛교육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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