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불 꺼진 모현동 ‘크레모드 상가’ 도심 흉물

9개동 중 8개동 텅텅 비고 쓰레기 천국 유령도시 방불

분양·임대 지지부진 투자자 피해 눈덩이 경매도 난관

공사 자재로 쓰다가 만 모래더미

2014년 4월 준공한 모현동 ‘크레모드 상가.’ 익산우체국 맞은편에 자리한 이곳은 준공 당시만 하더라도 ‘익산의 새로운 패션타운, 로데오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지금은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축구장 3개가량 되는 넓은 면적에 세워진 3층 높이 건물 9개 동 중 8개 동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잠자고 있다.

그나마 분양된 1개동도 1층에 식당, 2층은 골프연습장만 들어섰고, 나머지 공간은 텅텅 비어 있다.

예전에 커피숍과 호프집, 당구장이 들어선 곳도 지금은 쥐죽은 듯 썰렁하다.

3년째 분양이 잘 안되다 보니 관리의 손길마저도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곳곳에 쓰레기가 나뒹굴고, 건물 뒤편에는 공사하다가 만 모래더미 등도 쌓여 있다.

각 동 1층은 실내 인테리어를 했다가 뜯어낸 건축자재 등도 너저분하게 흩어져 있다.

이곳은 밤이면 암흑천지로 변한다. 불이 꺼져 마치 유령도시처럼 을씨년스럽다. 멀쩡하게 잘 조성된 상가가 우범지대가 된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부동산 중개소에선 ‘분양, 임대’라는 큰 글자를 상가 유리에 붙이고,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선뜻 입주하려는 상인 등이 없어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부동산 중개인 오모 씨(모현동)는 “준공한 지 3년이 넘었는데도 빈 점포가 많아 상인들이 쉽게 입주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특히 위치가 어정쩡해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점점 더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3년째 분양이 터덕거리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는 형국이다.

거물 상당수는 경매가 진행 중이거나 유치권 행사 중이다.

익산원예농협도 50억 원대 부실대출로 인해 상당부분 손실이 예상된다. 55억 원의 대출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기 위해 올 초 상가 건물 4개 동을 경매에 내놓았지만, 선뜻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 김모 씨(모현동)는 “잘 지어진 상가 건물이 3년째 텅텅 빈 채 도심 흉물로 변해가는 것이 안타깝다. 지역발전에 찬물을 끼얹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기 전에 하루 빨리 분양이 잘 이뤄져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