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광고물 천국’ 된 익산도심 실태보고

풍선간판 우후죽순·옷가게 마네킹 신호등까지 침범

영등·모현·동산동 먹자골목 밤마다 전단지 뒹굴어

27일 저녁 8시, 동산오거리(고래등오거리)에서 주현우체국까지 약 700여m 인도가 환한 불빛으로 넘쳐난다.

먹자골목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 너도나도 인도에 내어놓은 ‘풍선간판(에어라이트)’ 때문.

풍선간판은 전기만 꽂으면 아래에서 공기가 차올라 쉽게 가게를 홍보할 수 있고, 밤에는 불까지 켜져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상인들이 선호하는 광고물이다.

이 때문에 풍선간판이 우후죽순으로 불어나고 있다. 상인들은 조금이라도 더 튀어 보이려고 인도 정중앙은 물론 차도까지 침범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행인들은 가뜩이나 더운 여름 답답하게 길을 막고 서 있는 풍선간판을 피해 다녀야 하는 형국이다.

차량 운전자들은 도로로 불쑥 튀어나온 풍선간판 때문에 사고위험에 내몰려 있다.

인화동 익산농협 본점 옆 옷가게는 인도를 마치 제집 안방처럼 독차지했다. 거리에 옷들을 즐비하게 늘어놓고 손님몰이를 하고 있다.

심지어 마네킹을 횡단보도가 있는 신호등 옆에 세워놓고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행인들은 길을 지나다 마네킹을 사람으로 착각해 깜짝 놀라기 일쑤다.

전단지는 매일 밤 길거리를 나뒹굴고 있다. 영등·부송·어양·모현동 신시가지와 동산동 먹자골목에 집중적으로 뿌려지고 있다.

주로 대리운전이나 낯 뜨거운 유흥업소 전단지들이다. 밤 8~9시만 되도 일대 주차된 차들 앞 유리에 빼곡하게 꽂혀 있고, 뒤 유리까지 온통 도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운전석이나 조수석 옆 유리에 꽂혀 있는 명함 광고까지 전단지를 차에서 빼어내는 데도 한참이 걸린다.

차에서 빼내 길바닥에 버려진 전단지들은 거리를 삽시간에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버린다. 청소부들은 전단지를 수거하느라 골치가 아플 지경이다.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전단지가 길바닥에 눌어붙어 떼어내기도 쉽지 않아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처럼 익산도심이 불법광고물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지만, 익산시의 단속은 미온적이다.

풍선간판이나 옷가게 마네킹이 거리를 장악한 지가 수개월째인데도 단속의 손을 놓았나 싶을 만큼 내버려두고 있다.

무차별로 뿌려지는 전단지와 불법 현수막은 여전히 뿌리를 뽑지 못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쾌적한 도심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단속 인력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며 “신고 받은 곳은 즉각 조치하겠다. 시민들께서도 적극 신고정신을 발휘해 단속에 큰 도움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