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산면 대한민국 최초 ‘면목(面木)’ 지정

면사무소 입구 수령 100년 암수 은행나무에 이름 지어

‘다산·행운·건강’ 담은 스토리텔링으로 관광상품화 구상

주민 3천300명이 사는 작은 시골 낭산면(면장 김남북)이 대한민국 최초로 ‘면목(面木)’을 지정했다. 전국에 ‘시목(市木)’은 있지만, 면목은 처음이다. 익산시는 소나무가 시목이다.

낭산면사무소 입구 양쪽에 우뚝 서 있는 은행나무 2그루가 바로 면목. 낭산면(朗山面)의 ‘낭’자를 따 서쪽 수나무는 ‘낭돌이’, 동쪽 암나무는 ‘낭순이’로 지었다.

주민들은 수령이 100년쯤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환 주민자치위원장(68)은 “낭산면사무소가 현재의 자리에 터를 잡은 것이 대략 60년 전이다. 이때 30년 된 은행나무 낭돌이와 낭순이를 심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목을 지정하자고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은 임태수 총무계장(50). 낭산면의 자랑거리를 만들면 좋겠다는 회의 자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낭돌이와 낭순이로 이름 지은 후 낭산면 분위기는 한결 밝아졌다.

발암물질이 불법 매립된 사건 때문에 지역 이미지가 실추되고, 주민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낭돌이, 낭순이로 이미지 쇄신은 물론 화합의 계기가 마련됐다.

화합의 물꼬는 단연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환)와 이장협의회(회장 차재룡), 부녀회연합회(회장 박금례)에서 손잡고 텄다.

주민자치위원 25명, 이장협의회 43명, 부녀회연합회 43명이 낭돌이, 낭순이 주변은 물론 지역 대청소를 펼치며 단합을 이뤘다.

주민들은 낭돌이, 낭순이를 스토리텔링해 지역 관광상품화를 꾀할 생각이다.

이환 주민자치위원장은 “은행은 다산, 행운, 건강을 상징한다”며 “낭돌이, 낭순이를 안으면 아기가 생긴다든지, 운수대통 한다든지 이야기를 꾸며볼 참”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를 엮어 푯말도 세울 계획이다.

또 은행잎을 코팅해 선물도 하는 등 다양한 사업도 구상 중이다.

지난 7월 취임한 김남북 낭산면장(57)은 낭산면을 머물다가는 휴식처로 만들 요량이다.

김 면장은 낭산면사무소 앞 삼지마을이 고향. 낭산초, 함열중, 이리농고를 졸업한 그는 34년 공직생활 중 낭산면에서만 세 번째 근무하고 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김 면장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을 추진해볼 계획이다.

낭산면에서 가장 큰 일가를 이루고 있는 강릉김씨 충순공파 39대손인 김 면장은 면사무소 앞 쉼터로 조성된 강릉김씨 종중산을 기점으로 ‘둘레길’ 등 휴식공간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