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가림막 일대 흉가 만들더니 폐기물 차량 도심 종횡무진

농협 중앙지점 좁은 골목 통행 교통 혼잡 야기 먼지 풀풀

14일 오전 8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일여중고 맞은편에 추진하고 있는 ‘익산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현장. 건설 폐기물을 잔뜩 실은 덤프트럭 4대가 나란히 문 밖으로 나서고 있다.

덤프트럭이 향하는 곳은 중앙동 ‘농협중앙회 중앙지점’ 골목. 이곳은 가뜩이나 평소에도 길이 좁은데다 주차난이 심해 낮이고 밤이고 만성 교통체증을 앓고 있는 곳이다.

비교적 한산한 왕복 4차선 평화동 공구거리 앞길을 마다하고 교통이 혼잡한 농협 중앙지점 골목에 집채만 한 덤프트럭 4대가 줄지어 나타나자 도로는 삽시간에 교통마비 상태.

이일여중고와 이리중앙초 등 어린 학생들은 차에서 풀풀 날리는 먼지를 뒤집어 쓴 채 학교로 향하고 있다.

육중한 덤프트럭 4대가 국민은행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익산역으로 향해 서 있자 이번엔 중앙동 도심 한복판 도로가 꽉 막힌 상태로 변한다.

차 무게에 짓눌린 도로는 쩍쩍 금이 가고 있다.

충남 천안에 있는 A환경이 LH로부터 용역을 받아 폐콘크리트 등 폐기물을 천안으로 옮기면서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익산평화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 현장은 LH가 지난 5월 29일 익산시에 신고를 마치고 폐기물 처리 중이다. A환경 등 6개 업체가 2018년 4월 19일까지 폐기물 처리를 하게 돼 앞으로 폐기물 차량의 도심 진입은 계속될 우려가 높다.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 “익산시는 건설 폐기물 실은 차들이 먼지 풀풀 날리며 도심 한복판을 종횡무진 활개치고 있는 동안 단속 않고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하지만 익산시는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폐촉법)’ 상 해당 지자체에 폐기물 처리계획 신고할 때 폐기물 양과 기간, 처리업체 신고의무가 있지만 차량이 다니는 동선은 신고 의무가 없다며 단속에 손을 놓고 있어 시민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A환경 현장사무소 관계자도 차량 동선의 신고의무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어서 시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시민들은 “LH가 30만 익산시민을 무시해도 너무 도가 지나치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시민 K씨(중앙동)는 “LH가 건물 철거할 때는 천가림막으로 둘러쳐놓아 일대를 옛날 상갓집 같은 흉가로 만들더니 이제는 폐기물 차마저도 버젓이 도심 한복판을 지나도록 하고 있다”며 “이처럼 LH가 익산시민을 우습게 보는데도 익산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보고만 있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고 혀를 찼다.

15일 <익산열린신문>이 취재에 나서자 LH는 “폐기물 운반 차량이 도심에 진입 않고 우회토록 주의를 주겠다”고 했고, A환경 관계자도 “운전기사들에게 우회도로로 통행하도록 주지하겠다”고 밝혔다. 익산시도 “환경지도를 강화하겠다”며 단속의지를 표명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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