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금연구역 단속 계도 불구 담배연기 여전 골머리

외부와의 공기차단 정화시설 조성이 공생의 방안 주장

금연구역이라고 쓰여 있는 푯말 너머 놀이터(오른쪽)에서 담배연기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3월 29일 오후 5시, 모현동 배산체육공원 놀이터에서 담배연기가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어떤 이들은 정자에 앉아 연기를 내뱉고, 어떤 이들은 담배를 입에 문 채 놀이터 이곳저곳을 서성이고 있다.

바로 옆에 세워진 ‘금연구역’이라는 푯말은 있으나마나다.

순식간에 담배연기가 사방으로 퍼지자 산책 나온 시민들은 오던 길로 되돌아가기 바쁘다.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려 목이 따가운 것도 감수하고 운동 나온 시민들은 코 속으로 역한 냄새가 들어오자 울화가 치민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따지며 신경질 부리고 싶지만, 공연히 해코지 당할까도 겁나 인상만 찌푸린 채 빙 돌아서 가기 일쑤다.

시민들은 “금연구역이라는 푯말도 버젓이 있는데 공원에서 담배 피우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일 아니냐”며 비난의 눈총을 쏘아대고 있다.

단속 권한을 가진 익산시보건소와 공원관리 부서에서도 수시로 계도와 안내방송 등을 하며 공원 내 흡연행위를 막는데 애쓰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욱이 익산시에 따르면, 공원 전체가 금연구역은 아니다. 놀이터 등 ‘어린이구역’과 체육시설 등이 법적으로 금연구역이다. 때문에 단속에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전국적 사회 분위기가 공원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인식하고 있어 공원 전체가 금연구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한 흡연자들도 할 말은 있다고 나서고 있다.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A씨는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잘못했지만, 익산시에서 흡연자들을 위한 시설을 설치하는 등 흡연자에 대한 배려도 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A씨는 “사실 정부나 지자체가 담배세는 엄청 거둬들이면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궁지로 몰고 있다. 담배세로 거둬들인 세금으로 도로도 넓히고, 가로등도 세우고 대다수 시민복지에 쓰고 있으면서 담배세 내는 흡연자들에 대한 배려는 너무 없다”고 따졌다.

A씨는 “익산시가 흡연 단속만 하지 말고,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마찰 없이 공생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며 “공원 내 외부와의 공기가 차단되고 정화시설을 갖춘 흡연시설을 마련하면 흡연자는 맘 놓고 쉴 곳이 있고, 비흡연자는 쾌적한 공기 마시며 산책과 운동을 즐길 수 있으니 서로 갈등을 빚을 일이 없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양쪽에서 서로 원하는 시설이라면 흡연시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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