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포 고창 가람들녘 도농교류 소비자 초청행사’ 소박하면서 풍성

박광진 씨 등 고창·진소마을 친환경 농가 50명 조촐한 잔치 열어

박광진 대표

봄볕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지난 1일, 한가롭던 시골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산과 들, 강이 어우러진 웅포면 고창마을 들녘에 도시사람들이 몰려든 것.

이날 행사는 ‘웅포고창 가람들녘 도농교류 소비자 초청행사.’ 웅포에서 친환경농사를 짓는 고창마을, 진소마을 농민들이 도시 소비자들을 초청해 친목을 다진 작은 마을 잔치다.

금강웅포친환경영농조합 도정공장 앞 정원에서 열린 이 행사엔 100여명이 참여했다.

꽃잔디와 울긋불긋 핀 철쭉, 노란 물결이 치는 유채꽃밭, 물고기가 한가로이 노니는 연못이 잘 조성된 정원은 딱딱한 시멘트 건물에 찌든 도시민들에게 유토피아처럼 다가왔다.

모처럼 미세먼지 없이 새털구름 가득한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높이 뻗으며 싱그럽고 청정한 시골 공기를 깊게 마셔댔다.

금강산도 식후경. 박광진 금강웅포친환경영농조합 대표(57)를 비롯한 고창·진소마을 친환경작목반 50여명이 마련한 ‘친환경 밥상’은 소박하면서도 알찼다. 건강만 따지면 진수성찬이나 마찬가지. 찰지고 영양 높은 친환경 쌀밥과 취나물, 도라지, 겉절이, 민들레 샐러드 등 봄 냄새 가득한 나물반찬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이어진 도정체험. 농촌사람들이야 방아 찧는 것이 흔하디흔한 일이지만, 이를 알 리 없는 도시민들은 나락이 커다란 기계를 돌면서 노란 껍질을 벗고 새하얀 쌀로 매끈하게 탄생하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트랙터에 달린 수레를 타고 시골길을 달리는 순간은 스포츠카 타고 드라이빙 하는 것보다 훨씬 신났다. 들판에 핀 야생화와 사방에 펼쳐진 산과 들이 풍경화처럼 눈에 들어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정원에서 펼쳐진 노래자랑은 서먹했던 사람들을 하나로 묶었다. 저마다 18번곡을 멋들어지게 뽐냈고, 박광진 대표는 분위기 있는 색소폰 연주로 흥을 돋웠다.

박광진 대표는 “이 행사는 8년 전부터 해 왔다. 도시 소비자 그룹별로 초청해 자그맣게 열다가 이번에는 한꺼번에 대규모로 진행했다. 이러한 도농교류를 통해 도시민들이 농촌에 관심을 갖고, 우수한 우리농산물을 많이 애용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도시민들은 웅포의 넉넉한 인심을 맛보고 돌아갔다. 친환경 쌀로 튀긴 뻥튀기와 방울토마토 등 간식도 배불리 먹고, 농민들이 증정한 친환경잡곡 1kg씩을 손에 들고 집으로 향했다.

이날 행사위원장인 박광진 대표는 3대째 고창마을에 사는 토박이 농군. 그는 17년 전부터 논 150마지기 전체를 친환경농법으로 짓고 있다.

같은 마을 선배 최용배 씨와 만든 고창진소마을 친환경작목반 반장을 맡고 있다. 현재 작목반 50농가 80ha 논에서 생산하는 무농약 유기농 친환경 쌀은 학교급식과 익산로컬푸드직매장에 납품되고 있다. 또 도시소비자들에게 직거래로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브랜드는 ‘가람들노을미(米)’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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