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이상 56가구 중 4가구만 신청 경로효친 목적 퇴색

‘거주기간 길고 수당은 쥐꼬리’… 익산시 조례 개정 검토

출처= 아산시 홈페이지

A면에 사는 B씨(50)는 부인과 함께 부모를 모시고 사는 농부다. 아들딸까지 3세대가 함께 사는 비둘기가족이다.

얼마 전 B씨는 익산시가 매월 발행하는 소식지에 적힌 ‘효도수당 신청 안내’ 글귀를 보고 곧장 면사무소로 달려갔다. 신청서를 집어 든 B씨가 직원에게 물었다.

-효도수당 신청 어떻게 하나요?

“가족이 어떻게 되세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저와 처, 아들딸 이렇게 3세대가 함께 삽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신청 대상이 아니세요. 4세대이상만 신청할 수 있거든요.”

헛걸음한 B씨는 머쓱하면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갈수록 핵가족화 되고 1인 가구 수도 늘고 있는데, 과연 효도수당을 받는 4세대가 얼마나 될까?”

담당부서인 익산시 경로장애인과에 알아본 결과는 이랬다. 효도수당 수혜자는 전체 56가구(2017년 기준 익산지역 4세대이상 가구수) 중 고작 4가구에 4명뿐. 매월 지급되는 수당도 통틀어 16만 원(5만 원 대상자 2명, 3만 원 대상자 2명)에 불과했다.

효도수당 수혜자가 겨우 100분의 7수준으로 실효성이 너무 떨어지는 있으나마나한 수당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2009년 첫날부터 시행된 ‘익산시 4세대이상 가정 효도수당 지원에 관한 조례’가 현실과 상당히 동떨어져 실효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 조례는 경로효친의 건전한 가족제도 정착과 지역사회의 효 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제정됐지만, 실제 수혜자가 너무 적어 경로효친 취지마저 퇴색 하고 있다.

특히 효도수당 신청 자격이 ‘70세이상의 직계존속(효도대상자)과 직계비속이 동일 주소지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4세대이상 가정으로, 효도대상자와 익산시에 3년이상 주소를 두고 거주’해야 하는 등 기간이 너무 길고, 효도수당도 ‘효도대상자가 2명일 경우 월 5만 원, 1명일 경우 3만 원을 지급’하는 등 10년 전과 똑같은 쥐꼬리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효도수당이 첫 지급된 2009년 9월엔 26가구에 28명이 총 82만 원을 받았다가 12월엔 34가구에 37명이 총 108만 원을 받는 등 수혜자가 많았으나 지금은 4가구에 4명으로 폭삭 쪼그라들었다.

시민들은 “거주기준이 너무 길고, 수당도 피부에 와 닿지 않을 만큼 너무 낮아 대상자들이 신청을 기피하는 것 같다. 조례 개정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4세대이상은 너무 적으니 자격기준을 화성시나 아산시처럼 3세대이상으로 확대해 수혜자를 넓혀 효 문화 확산 목적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익산시도 보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매년 책정된 효도수당 예산이 수혜자가 적어 다 소비되지 못한 채 불용액으로 반환되고 예산도 매년 줄고 있기 때문.

지난해 768만 원이던 효도수당 예산은 올해 540만 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또한 불용액이 수백만 원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조례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3년이상 거주를 1년이상으로 낮추고, 수당액은 현실성 있게 높이는 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3세대이상으로 자격을 확대하면 지난해 기준 5천461가구로 대폭 늘기 때문에 사실상 이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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