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선 분류작업 어렵다며 고객 주차장 독차지

매주 화요일 오전 주차난 심각 8년째 시민불편 가중

13일 오전 8시 53분, 익산우체국 고객 전용주차장이 택배 차와 택배물건으로 가득 차 있다.

“익산우체국은 시민 알기를 우습게 아나 봅니다. ‘고객 전용주차장’이라고 버젓이 써 붙여 놓고도 우체국택배 차와 택배물건들이 주차장을 점령해버렸네요.”

13일(화요일) 오전 8시 53분, 모현동 익산우체국 고객 전용주차장. 시민들을 맞을 시간이 10분도 채 남지 않았는데 우체국택배 차와 택배물건들이 줄지어 서 있다.

집배원들은 이날 배달할 택배물건을 분류하며 택배 차에 옮겨 싣는 작업에 열중이다. 영업시작 시간인 오전 9시가 코앞으로 닥쳤는데도 분류작업은 절반도 끝내지 않았다.

일부 집배원은 커피 마시며 동료들과 노닥거리는 여유까지 부린다. 지금 집배원들이 분류작업 하는 곳이 ‘고객 전용주차장’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은 듯하다.

고객 전용주차장은 시민들이 빠르게 우체국 일을 볼 수 있도록 시민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우체국 스스로 설치한 곳. 영업전까진 우체국에서 무슨 작업을 하건 무방하지만 영업 시작부터 종료까지는 우체국 직원조차 이용할 수 없는, 오로지 시민들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날 집배원들의 행동에선 시민을 위한 서비스 정신을 찾아볼 수가 없다. 우체국 스스로 고객 전용주차장을 조성한 목적을 부정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마침내 영업시작 시간인 오전 9시를 넘기고 10시 다 돼 가는데도 시민 불편은 안중에도 없다. 그저 자신들이 하는 일만 열중할 뿐이다.

아침 일찍 익산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은 차 한 대 들어갈 공간도 없이 고객 전용주차장을 가득 메운 택배 차와 물건들을 보고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마땅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살피다 결국 길바닥에 주차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우체국 주차장은 물론 입구 도로까지 혼돈의 도가니로 변했다.

현재 익산우체국이 보유한 택배 차는 총 27대. 원래 택배 분류작업은 지하 택배 전용주차장에서 해야 하지만, 집배원들은 한꺼번에 지하에서 분류하기가 위험하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27대 중 절반 정도는 지상 고객 전용주차장에서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보통은 영업을 시작하는 오전 9시 이전에 분류작업이 끝나지만, 유독 화요일만은 물량이 폭주해 오전 10시정도까지 고객 전용주차장을 점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13일에는 하루 평균 택배 물량 4천200여개보다 무려 1.5배가 많은 6천726개가 쏟아져 시민 불편이 가중됐다. CJ택배가 영업정지 45일 처분을 받아 평소 소화하는 택배 물량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익산우체국이 중앙동에서 모현동으로 신축 이전해 개청한 것이 2011년 4월인데, 무려 8년 동안 화요일마다 고객 전용주차장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개선하지 않은 것은 시민 불편 따윈 상관없이 오로지 우체국 편의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꼬집고 있다.

익산우체국 물류실장은 “우선 시민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봉동에 있는 전주우편집중국에서 오는 택배 운송 차량이 물량이 많은 화요일에는 오전 8시를 훌쩍 넘겨 오기 때문에 분류작업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집배원들도 화요일에는 밤 9시 넘어서 배달을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우편집중국에서 오는 차량이 익산우체국에 일찍 도착할 수 있도록 우정청에 요청했지만, 개선이 안 되고 있다. 다시 요청해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우체국 영업이 시작된지 1시간정도 흘렀지만, 여전히 고객 전용주차장엔 택배차와 택배 물건들이 늘어서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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