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대표회의, 지역주택조합 설립 위해 조합원 67% 모집

일부 주민, 조합 신청서류 먼저 제출 당혹 방해공작도 생겨

마동주공1차아파트 입구에 아파트 소유자를 상대로 지역주택조합원을 모집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동부시장오거리 바로 아래 있는 ‘마동주공1차아파트’는 1980년 9월 15일 준공허가를 받은 지 올해로 38년 된 낡은 아파트다. 현재 5층짜리 15개동에 610세대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지금의 아파트를 헐고 새로운 아파트를 짓기 원하던 주민들은 올 중순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국토교통부와 법제처에서 ‘아파트 재건축은 재건축조합 뿐만 아니라 지역주택조합에서도 추진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

통상 아파트 재건축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의거, 정밀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재건축 승인여부가 결정되고, 정비구역 지정, 관련부서 협의 후 재건축추진위 구성,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 계획 인가, 준공 인가 등 절차가 복잡하고 기간도 평균 7~10년이나 걸린다.

이에 비해 ‘주택법’ 적용을 받는 ‘지역주택조합’은 최소 20명 이상, 또는 새로 지을 아파트 예정세대의 50% 이상을 조합원으로 모집하면 조합을 설립할 수 있고, 신축 예정부지의 95%이상 땅을 소유(토지사용승낙서 포함)하면 사업계획 승인을 얻어 신속하게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마동주공1차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9월 ‘마동재건축지역주택조합추진위원회’를 구성, 재건축에 나섰다. 아파트 정문 입구에 현수막을 걸고, 조합원 모집과 함께 토지사용승낙서를 받기 시작했다. 재건축 전문 회사를 선정한 후 12동 108호에 사무실도 마련했다.

재건축 추진한지 3개월여 만에 67% 조합원 모집과 토지사용승낙서를 받는 등 순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느닷없이 뜻하지 않은 복병이 나타났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려고 조합원 모집 등에 집중한 나머지 미처 익산시에 지역주택조합 설립 신고를 하지 않은 틈을 노려 다른 지역에 사는 A씨 등 마동주공1차아파트 소유자 4명이 11월 15일 익산시에 지역주택조합을 설립하겠다며 조합원 모집 신고 서류를 접수한 것.

익산시는 같은 사업대상 부지의 주택조합은 중복해서 설립할 수 없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에 의견수렴 공문을 보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현재 우리가 지역주택조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A씨 등이 낸 신청을 절대 수용하지 말라”고 반대의견을 냈다.

익산시는 A씨에게 이의신청에 대한 소명자료를 12월 21일까지 제출하라고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이를 기점으로 마동주공1차아파트 재건축 순항을 가로막는 암초들도 서서히 수면으로 떠올랐다.

바로 아래 2차아파트도 소유하고 있는 일부 주민들이 “2차 아파트도 같이 재건축하자”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갑자기 매매나 전세, 임대 등 일감이 줄어든 일부 부동산중개업자들로부터도 은근슬쩍 방해공작이 일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익산시에 조합원 모집 신청 냈던 분들과도 협의가 잘되고, 또 반대하던 주민들께서도 많이 동참해 주시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지역주택조합 설립과 사업계획 승인을 얻고 시공사 선정 후 곧바로 착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동주공1차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지역주택조합 설립과 재건축 추진을 위해 12동 108호에 마련한 사무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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