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애벌레농장 대표 유럽 농촌 가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 국민의 공감 높이자

독일식 주말농장 도시정원, 공기 정화‧온도 낮추는‘공익적 기능’

EU 농업정책 목표 ‘농업 통해 자연보호하고 문화경관 유지‧보전

“농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미래 성장의 화수분으로 삼을 터”

튠

김훈 애벌레농장 대표

연수를 다녀오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료식과 사후 워크숍이 지난주 강원도 횡성에서 열렸다.

연수단의 참여로 '2019 대산해외농업연수 보고서'가 260페이지 분량으로 제작됐다.

익산열린신문에 연재 중인 연수후기는 이번 주가 마지막이다. 연수 후 흐트러진 농장의 일도 다시 체계적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2019년 절반이 남았다.

연수기간 깊은 여운이 남은 스위스 베른 농업교육과 행정기관을 겸하는 인포라마, 독일 칼스루에시의 클라인 가르텐 단지, 지방자치단체 '발트'의 박물관, 봐이어 마을의 주민자치 할동, 'LEADER 프로그램' 등을 우리 익산 지역에 적용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면단위에 마을박물관 특별한 문화 공간

21개 마을로 이뤄진 면 단위 지방자치단체 발트의 인구는 고작 1천200여명이다.

이 조그마한 고장에 설립된 '발트 마을박물관'은 민관 합작품이다.

명예 박물관장인 햅 에드문트(Happ Edmund) 관장의 노력으로 마을과 관련된 갖가지 물건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마을 박물관은 어린이들에게 마을의 살아있는 교육장 역할을 하고, 주민들에게는 특별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마을 박물관으로 문화를 이어가자!

'농촌 중심지 활성화 사업'을 통해 마을 박물관 같은 복합 문화공간이 신축되면 체험과 관광객이 늘어난다.

마을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마을 박물관은 크고 화려한 공간이 필요치 않는다.

'발트마을'과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의 마을 박물관은 소박하다. 하지만 박물관의 손때 묻은 물건은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듣는 이야기는 생생한 동화책이다.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작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진다'는 말이 있다. 우리 지역의 빛나는 박물관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우리 지역 문화유산을 엽서에 담자

리히텐 슈타인, 찰스부르크 대성당, 발렌제 호수, 인스부르크, 쉴트호른, 스트라스부르 등 연수기간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엽서를 구입한 곳이다.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엽서를 구입하는 사람은 줄었다. 그리고 스마트 폰으로 풍경을 남길 수 있지만, 관광지의 엽서 판매량은 꾸준하다.

엽서는 가장 멋진, 아름다운 풍경이 담겨 있다. 우리 지역 익산의 문화유산을 엽서에 담아보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사진은 시민 공모로 선발해 주민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 관광객의 방문을 기념하고 추억을 남길 수 있게 익산을 엽서에 담는 문화운동이 일어나길 바란다.

공익적 기능의 주말농장을 가꾸자

'밖에 나가 햇볕을 쬐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흙에서 푸른 채소를 길러라.‘

독일 국민의 50%를 행복하게 한다는 ‘클라인가르텐(도시정원)’은 여러 가지 공익적 기능을 하는 통합의 공간으로서 가치와 가능성이 크다.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아 주말농장은 우리 익산시에서도 매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봄 분양하는 형태의 주말농장은 재배하는 작물이 단순하고 연속성이 떨어진다.

익산시의 유휴 시유지에 클라인가르텐을 설치해 공기를 정화하고 도시 온도를 낮춰주는 공익적 기능의 주말농장이 필요하다.

다양한 직업, 연령,세대가 참여해 통합하는 사회적 기능 역할도 기대된다. 시민들이 건강해지고 질병을 예방하는 의학적 기능을 키울 수도 있다.

'미래가 있는 우리 마을' 익산 마을 경진대회

독일 인란트팔츠주 봐이어 마을과 바이에른주 발트는 '우리 마을에는 미래가 있다'라는 경진대회(독일 마을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마을이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다양한 주민 네트워크와 협력 등 외관이 아닌 주민의 노력과 협력으로 '미래가 있는 농촌'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EU 농업정책의 기본 목표는 '농업을 통해 자연을 보호하고 문화경관을 유지보전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경관 유지,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농업, 마을 내 커뮤니티 참여, 균형과 조화 등 미래가 있는 농촌에 적합한 평가로 익산의 마을 축제를 열어보면 좋겠다.

농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책

독일 인포라마의 토비아스 푸어러(Tobias Furrer)교장은 “농업은 생물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식량을 안전하게 공급하며, 다양하고 아름다운 문화경관과 환경을 보존하고, 사회를 지속 가능하게 해준다”며 “국민이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공감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기관, 행정기관이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독일 요셉 휘머 박사는 “독일의 농업정책은 농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국민을 위한 정책이며 농업지원 정책이 없었다면 농민은 농촌을 떠나고 아름다운 문화경관은 사려졌을 것”이라며 “농민은 지원금 보다 더 크게 사회 전체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수를 통해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높이고 지지를 받기 위한 노력과 정책의 꾸준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마중물은 한 바가지로 충분하다.

단, 마중물을 허비 하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10일의 연수 기간은 짧았지만 농업, 농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미래 성장의 화수분으로 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앞으로 좀 더 깊은 공부와 현장의 경험을 나누도록 노력하겠다.

함께 할 수 있는 연수를 마련해준 '대산농촌재단'과 6주 동안 익산시의 지속 가능한 농업과 미래가 있는 농촌을 위해 소중한 지면을 제공해 준 익산열린신문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끝으로 부족한 글을 읽어주고 관심을 가져준 익산의 농민, 농업 정책 관련자, 그리고 독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끝> /김훈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