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미선 마음채심리상담센터 교육마술연구센터장

교육청wee센터에서 위탁한 기관에서 마술치료의뢰가 들어왔다.

의뢰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대상의 연령과 인원수 어떤 집단이고 어떤 목적으로 강의를 의뢰 하는 건지이다.

대상은 중학교 2학년 남학생 8명이었고, ‘선생님이 아셔야 하니까 말씀드리는 건데 ~각 반에서 없었으면 하는 아이들만 모아 놓았기 때문에 좀 힘드실 거예요.’ 라고 말씀 하시며 굉장히 미안한 표정이었다.

총 몇 회기수업을 진행해야 하냐고 묻자, 총 10회기를 회기 당 2시간씩 진행해 주고, 마지막 10회기 수업에서는 익산의 솜리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마술공연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거였다.

사실 2시간씩 10회기 수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그 일명 문제아! 그것도 사춘기 병에 걸려있는 남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올려야 한다는 것은 좀 쉽지 않지만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었다.

학교 측의 이러한 취지는 참으로 인간적이었고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학교 측의 취지는 이러했다.

이 친구들은 사사건건 수시로 학교 내. 외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많아서 학교에서는 그때마다 수시로 부모님들께 전화를 했었다. 언제나 안 좋은 소식으로 전화를 받는 이 부모님들에게도 좋은 내용을 전달 할 수 있는 전화를 좀 해보자는 게 이번 마술치료의 취지였다. 그것은 바로 마술을 아이들에게 지도해서 무대 위에서 마술을 공연 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래서 부모님을 초대한다는 내용이다. 아이들은 부모님 중에 한분이상, 친구들 중에 1명 이상을 각각 초대해서 공연을 하는 미션인 것이다.

예산이라도 넉넉하면 아이들에게 비싸고 현란한 마술도구를 지급하면서 외적 강화를 마음껏 할 수 있지만 예산도 넉넉하지 않은 터라 최대한 아이들이 혹~ 할 만하면서도 무대에서 공연하기에 적합한 마술들을 위주로 동기유발이 되면서 해법을 쉽게 찾지 못 할 만 한 도구들로 엄선해서 수업에 들어갔다.

수업첫날 ! 강의실은 상담실과 붙어 있는 교실로 책상이 없는 방바닥 교실이었다.

수업준비를 하고 마술사 의상을 입고 아이들을 기다렸다. 수업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이 우르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포스들이 예사롭지 않다.

중학교 2학년 남학생들! 일단 7명은 키가 나보다 훨씬 컸고, 딱 한명만 160이 채 안 되는 나와 비슷한 키였다.

교실에 들어오는 아이들의 포스는 마치 조폭 코스프레를 하는 양 허리를 구부리고 손은 늘어뜨리고 다리는 팔자걸음으로 머리는 한쪽으로 치우친 상태로 침을 뱉으면서 오는 친구, 전화를 받으면서 오는 친구, 자기들 끼리 때리는 장난을 하면서 들어오는 친구들 각양각색이었다.

표정들은 마치‘ 아줌마~ 의상 좀 쪄내요~!, 야 저 아줌마가 마술산가봐~!’ 이런 느낌!

자기들 끼리 작은 소리로 웅성거린다.

아이들이 들어올 때 아이들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쓰윽 ~ 스캔한 후 아이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므로 바로 바른 행동강령을 알려주었다.

아직 쉬는 시간이므로 다른 것은 전혀 터치하지 않고, 교실에 들어와서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 정도를 알려주었다. 아주 시크하게!!

“자, 친구들 저 뒤쪽에 쭉 한 줄로 앉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책상 위를 정리하면서 슬쩍 슬쩍 아이들이 제대로 자리에 착석하는지 확인을 했다.

아이들은 의자가 없는 방바닥에 거의 누운 자세로 앉아있다.

아직 수업시작 전이므로 그것에 대한 터치는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수업을 알리는 종이 치자 바로 기선제압에 들어갔다.

먼전 아주 당당하면서도 시크하게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목소리의 강약과 크기를 조절해야 하는데 큰소리로 하지 않고 중간소리와 작은 소리로 해서 아이들이 집중 할 수 있도록 한다.)

“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10주 동안 마술을 지도 할 교육마술연구센터장 홍미선 입니다. 그런데 여기 있는 친구들 중에 어떤 친구는 1번 마술을 보기만 할 친구가 있구요. 2번 어떤 친구는 마술을 배울 친구도 있습니다. 3번은 마술을 보고 마술을 배우고 마술도구를 선물로 받을 친구가 있습니다. 자 과연 몇 번을 하고 싶나요?”

자 그럼 먼저 마술을 일단 하나 보여줘 볼까요? 나는 쉽게 바로 열지만 상대방은 절대 열 수 없는 마술상자를 보여주고 한 아이 당 5초씩 열어볼 기회를 주자 아이들은 신나서 열어보더니 결국은 열지 못하고, 엉덩이를 들썩 거리면서 “아~ 선생님 한번만 더 줘 봐요. 예~? 한번만 더 줘보라고요~ ”라고 협박하듯 애원한다. 그리고 내가 1초도 안 되서 바로 열어 보이는 시범을 보여주고 이번에는 각각 10초 동안 열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자 환호성을 지른다. 10초라면 자신 있다는 표정과 액션들이다.

하지만 10초안에 그 누구도 열지 못했고, 마법의 상자는 모두 회수했다. 이제 드디어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이제 아이들은 나의 한마디 한마디에 관심을 보이면서 마법의 상자를 한번만 더 열어 보게 해 달라며 간절한 눈빛을 보낸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여러분~! 이 마법의 상자를 갖고 싶습니까?”라고 묻자 “대박 ~ 네 갖고 싶어요~!”라고 외친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자세는 의자가 없는 곳이라 거의 반쯤 누워서 건들거리고 있다. “여러분이 갖기를 원하면 줄 겁니다. 하지만 아무에게나 줄 수는 없고 이 비싸고 소중한 마술도구의 주인님이 될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줄 겁니다. 지금 줘 봤자 열지도 못하기 때문이지요. 이 마법의 상자의 주인님이 될 사람은 허리 펴고 어깨 펴고 멋지게 앉아서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절대 말하지 않고 집중을 잘 하는 친구입니다. 오~ 저기 하얀색 티셔츠를 입은 학생 아빠다리하고 허리도 펴고 자세가 정말 멋지군요. 1점을 주겠어요. 2시간 수업이 끝나기 전에 10점이 되면 마법의 상자의 주인님이 되실 겁니다.

첫째날 아이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마술도구의 주인님이 되기 위한 마술 멘트 연습을 했고 모두 마법의 상자를 받게 되었다. 수업이 시작된 지 15분쯤 흘렀을 때부터 옆 반에서 계시던 선생님 세분이 복도 창문 틈으로 교실을 엿보길래 수업이 끝나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평소 같으면 수업시작 5분 안에 의자를 던지고 밖으로 나가버리는 아이들인데 선생님이 일어나라면 일어나고 앞으로 나오라면 나오고 말을 잘 듣길래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지 신기해서 봤고, 다음 주부터 수업에 참관하고 싶다고 하시길래 몇 주 동안 선생님들의 참관 하에 수업이 진행 되었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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