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수영장 '배산제일오투그란데'

739세대 손잡고 아파트 자체 운영...주민소통의 장 일석이조

739세대가 사는 모현동 ‘배산제일오투그란데아파트’에 아이들의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덩달아 젊은 부모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그동안 모른 척 지나던 주민 서로도 눈인사를 나누며 인정 넘치는 아파트로 변신했다.

배산제일오투그란데아파트를 살맛나는 세상으로 만든 계기는 바로 ‘에어바운스 이동 수영장.’

방학을 맞은 유·초등학생을 위해 주민들이 손잡고 아파트 내에 이동 수영장을 운영한 것이 주민화합으로 이어지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지난 7월 26일부터 30일까지 아파트 자체에서 운영한 에어바운스 이동 수영장은 입주자대표회의(회장 김정근), 경로당(회장 남상기), 부녀회(회장 박정임), 관리사무소에서 십시일반 모은 400여만 원으로 진행했다.

아파트 자체적으로 수영장을 개장한 것은 익산에서 배산제일오투그란데아파트가 유일하다.

특히 배산제일오투그란데아파트가 수영장을 운영한 것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다.

시원한 그늘막 아래 설치된 수영장은 오전 10시~ 오후 5시 운영했다. 비 오는 날도 어김없이 개장했다. 아이들에겐 궂은 날씨 따윈 중요치 않았다. 물장구치며 친구들과 신나게 노는 즐거움을 막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수영장은 하루 평균 130여명의 어린이와 부모들이 찾았다. 심지어 인근 아파트 아이들과 주민들도 놀러왔다.

안전요원은 각 동 대표와 부녀회원, 관리실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맡았다.

오전·오후엔 간식도 제공했다. 간식은 주민들 서로 내겠다며 지갑을 열었다. 주민 한 명이 간식을 내면 서로 돕고 손을 보태며 나눴다. 말이 간식이지 조촐한 잔치나 마찬가지였다.

29일은 서민영 씨(105·106동 대표)가 수박 10덩이를 후원해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렸다.

사실 민영 씨는 이번 이동 수영장 개장을 제안한 주인공. 입주자대표회의 총무인 그는 지난 4월 회의때 수영장을 열어보자고 제안했고, 모두가 흔쾌히 동의해 열리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배산제일오투그란데아파트는 전체 739세대 중 60%가 젊은 부부가 산다. 입주자대표회의도 젊은 세대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 둔 집이 많은 아파트 특성상 이동 수영장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5일간 짧게 열린 이동 수영장을 통해 아이들은 서로 친구가 되고, 덩달아 젊은 부모와 어르신들도 화합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얼굴도 모르고,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살던 주민들이 모처럼 소통하는 창구가 됐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