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여성리더들, 어르신 섬김도 으뜸

유정순 회장

지난 6일 오후, 울창한 메타세콰이아나무 숲이 있는 황등면 노인복지시설 아가페정양원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들었다.

양손엔 직접 농사지은 쌀로 만든 카스테라와 수박, 채소, 두루마리화장지, 세제 등을 한 가득 들고 있었다.

이들은 익산 농촌의 여성 리더들, ‘(사)한국생활개선익산시연합회(회장 유정순)’ 회원들이었다. 생활개선익산시연합회는 농사짓는 익산지역 22개 읍면동 생활개선회 회장·부회장의 모임이다.

유정순 회장을 비롯한 40여명의 회원들이 이날 아가페정양원을 찾은 것은 인생의 황혼기를 쓸쓸히 보내는 어르신들에게 조촐한 경로위안잔치를 열어드리고 싶어서였다.

이날 회원들은 삽과 호미 대신 양손 가득 선물꾸러미를 들고 마치 친정나들이 하듯 어르신들을 찾았다. 농사로 햇볕에 검게 그을린 얼굴을 곱게 분칠한 회원들은 어르신들의 ‘딸’ 같은 존재로 변신했다.

수시로 어깨를 주물러드리고, 말동무도 해드리며 백만 불짜리 환한 미소로 어르신들을 웃음 짓게 했다.

생활개선회 훌라춤 동호회 ‘플루메리아(단장 강금자)’는 하와이 여신들로 변신해 훌라춤으로 재미를 선사했다. ‘플루메리아(Plumeria)’는 하와이의 재스민이라 불리는 꽃 이름이다.

이어진 노래자랑에선 너나 없는 한 무대가 됐다. 회원들은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올 때마다 어르신과 함께 춤도 추며 천진무구한 재롱둥이가 됐다.

이내 구경만 하던 어르신들도 마이크를 잡고 노래 한 곡조씩 뽐낼 정도로 이날 회원들과 어르신들의 사이는 금세 친가족처럼 동화됐다.

이날 노래자랑 무대는 유정순 회장과 농업인대학 동기인 양종민 씨가 노래방기계를 가져와 재능기부했다. 신용동에서 양봉업을 하는 양종민 씨는 ‘허니기획사’를 운영하며 음악공연 등도 하고 있는 만능재주꾼이다.

생활개선회 활동을 지원하는 김난영 익산시농촌지원과 농촌자원계장은 회원들의 마음 착한 봉사에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생활개선회는 매년 연말엔 독거노인, 다문화가정 등에 떡국떡을 전달하고 있다.

또 천만송이 국화축제 때 먹거리 장터를 운영, 수익금을 익산사랑 장학재단에 기탁하는 등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올 1월 첫날 취임한 유정순 회장은 “생활개선회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복지시설 등과 인연을 맺어 정기적인 후원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며 “올해부턴 깨끗한 익산시를 만들기 위한 환경정화활동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정순 회장이 어르신 어깨를 주물러드리며 말동무도 해드리고 있다.

노래방 기계를 가져와 노래자랑 사회도 보며 재능기부한 양종민 씨.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