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주택가에 우후죽순 생기는데 단속규정 없어 불만 폭등

음식점 설치기준에 정화시설 의무화 익산시 조례 제정 요구 비등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익산시내 한적한 곳에 있는 한 숙박시설은 얼마 전 200m 앞에 개업한 고깃집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밤마다 고기 굽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말 못할 고통을 당하고 있다. 냄새 때문에 손님수가 줄어들까 겁나 시청에 “제발 냄새 좀 막아 달라”고 민원을 냈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한 아파트 주민들은 더운 여름밤 창문도 못 열고 지내고 있다. 얼마 전 아파트 바로 코앞에 개업한 고깃집 때문이다. 이 고깃집 또한 밤이면 고기 굽는 냄새를 사방에 퍼뜨리는 바람에 주민들은 “숨 쉬고 살 수 없을 지경”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특히 “빨래를 하면 금세 고기 굽는 냄새가 옷에 배어 빨래도 맘 놓고 못한다”며 시청에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아파트 등 주택가에 고깃집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고기 굽는 냄새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이 폭등하고 있다.

이에 따른 민원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고기 굽는 냄새에 대한 단속규정이 없어 익산시는 계도에 그치는 실정.

현행 식품위생법의 음식점 시설 기준에는 ‘환기시설’을 갖추라고 되어 있지, 공기정화나 집진시설 등을 갖추라는 항목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원을 받고 출동한 시청 공무원들도 골치가 아프긴 마찬가지. 시 위생과 관계자는 “환기시설만 있으면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다. 그래도 위생과에서 관리하는 음식점이니까 지도는 한다. 환풍구 위치를 바꿔줄 수 있는지 말로 부탁할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기 굽는 냄새로 피해를 보고 있는 시민들은 “더 이상 고소한 냄새가 아니라 악취다”며 지금이라도 단속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쉽게 말해 익산시 자체 조례를 제정해 예방과 단속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한 일이다. 현행 악취방지법 제16조 7항(생활악취 관리)에 따르면 ‘시·도지사 및 대도시의 장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악취배출시설 외의 시설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생활악취를 줄이기 위해 생활악취 발생의 원인이 된다고 인정되는 시설 등에 대하여 악취검사, 기술진단 실시 및 악취방지시설의 설치 등 생활악취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고, 또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생활악취 개선을 위한 규제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강원, 경기, 경남북, 그리고 전남북에도 ‘악취방지 조례’가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2016년 제정된 전북의 ‘악취방지 관리·지원에 관한 조례’는 각종 제조시설·축산시설에 국한돼 있다.

따라서 시민들은 익산시 자체적으로 ‘생활악취 방지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기를 굽는 등 심한 냄새를 발생시키는 음식점은 설치 기준이나 영업허가 사항에 ‘정화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해 지원과 규제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