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린 익산청년드림협동조합 이사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말과 함께 멋쩍게 웃어 보였다.

여름의 중반을 넘어서 매미가 우는 지금. 익산 대학로에 와인과 칵테일, 맥주가 함께하는 작은 가게를 열었다. 많은 사람이 오지는 않지만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이 가게. 오늘은 누가 들으면 남부러울 것 없는 한 손님의 이야기다.

한 손님이 바에 앉았다. 그러더니 유심히 나를 쳐다본다. 조심스럽게 나에게 카페 미술관 사장님이 아니냐고 질문을 한다. 너무나 반가운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미술관에 자주 오셨냐고 답을 하면서 이 자리에 이야기 물꼬가 트였다. 어느 학과였는지 지금은 무슨 일을 하는지 현재 근황을 묻고 답하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이런 말을 하였다.

“대단하네요. 축하드려요. 요새 좋은 직업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데.”

이런 말을 내가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흔히 말하는 보장 된 업종의 직업에 이미 1년 이상 경력을 잘 쌓아가는 중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말을 들은 그 손님의 눈은 오히려 지쳐 보였고 옅은 미소를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는 다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있던 도중 이런 질문이 들어왔다.

“사장님은 이걸 하시는 이유가 뭐에요?”

이유라. 이 고민의 끝이 과연 있을까 싶지만 내 이야기를 작게나마 들려주었다.

“잘은 모르지만 확신 할 수는 없지만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하나씩 나아가다 보면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들이 함께 공존하는 그런 직업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즐겁게 살고 싶으니까요. 다 같이.”

그 말과 동시에 그 손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멋지시네요. 너무나! 이런 곳인 줄 정말 몰랐어요. 미술관에서도 바빠 보이시긴 했는데.”

그러면서 한마디 질문을 더 보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말과 함께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 손님이 다음 말을 이어나가는데 너무나 마음이 아픈 이야기였다.

나는 내 스스로가 행복한지 모른다. 외로움이 밀려와서 사람을 찾고 술을 마시다보면 결국 지금처럼 불행을 토로한다. 그렇지만 들려오는 말의 대부분은 넌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며 상대방은 자기의 불행을 토로한다. 결국 그 자리에서 어느 누구도 행복을 찾지 못하고 끝이 난다. 그냥 그 이야기들로 자기위로를 하고 떠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어떤 대답도 쉽게 하기 어려웠다. 그리고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저도 그래요. 매번 행복하지는 않아요. 다만 행복할 것 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하루마다 소소한 행복을 찾으면서 살아가요. 이 현실이 딱히 달갑지는 않네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고 그 손님은 새벽 1시가 되어서야 곧 다가올 출근을 걱정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시대의 문제일까? 아니면 모두가 겪을 수밖에 없는 당연함일까? 한 번 밖에 살 수 없는 삶이라 답은 모르겠다. 다만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하루들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그 손님은 어떤 마음을 들고 집으로 들어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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