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숲 자연학교 대표

올 가을도 어김없이 태풍이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갔다. 가을은 이제 태풍을 대비하는 준비의 계절이기도 하고 비온 다음날의 가을 산은 여러 가지 버섯을 만나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cronquist의 분류체계에 의하면 관속식물은 포자식물과 종자식물로 나뉘는데 씨앗으로 번식하는 종자식물과 달리 버섯은 엽록소가 없어 스스로 양분을 만들지 못하는 균류에 속한다.

씨앗은 발아하여 완전한 식물체가 되면 다시 씨앗을 만들지만 포자는 발아하면 균사가 되고 이 균사가 바로 버섯이 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균사와 접합하여 2차, 3차 균사가 되었을 때 비로소 버섯이 된다. 버섯의 주름살은 수 십 억개의 포자를 만든다. 포자는 바람, 물, 곤충 같은 매개체에 의해 넓은 지역에 효과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으므로 종족보존이나 개채보존에 대단히 유리하다.

가을에 나뭇잎들은 단풍이 들고 떨어져 분해되어 땅을 걸고 기름지게 만든다. 눈으로 볼 수 있든 너무 작아 보이지 않든 곤충이나 버섯은 땅을 비옥하게 하는 부식토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버섯은 분해자이자 숲의 청소부라고 한다. 버섯이 없다면 떨어진 나뭇잎은 쌓이고 쌓여 백 년 쯤 지나면 숲속 나무의 키를 훌쩍 넘어설지도 모른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숲속에는 수많은 버섯 포자들이 날아다닌다. 잔나비걸상버섯은 포자가 날아가는 데만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다. 버섯은 바람뿐만 아니라 다람쥐의 달리기에도, 파리의 날개짓에도 포자를 날려 번식한다.

사람들은 나무 밑둥이나 줄기에 피어난 식용버섯을 좋아한다. 그러나 생육이 왕성한 나무에는 버섯이 잘 피어나지 않는다. 다만 세력이 약한 고목의 밑둥이나 줄기에 침입한 버섯균이 목질부를 분해하여 버섯을 피워낸다. 버섯이 층층으로 피어나면 그 나무는 죽음에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으며, 분해된 나무는 토양으로 돌아가 여타 식물들의 생장에 힘을 보태게 된다. 이렇게 해서 자연 생태계는 삶과 죽음이 계속 순환된다.

우리 익산에 있는 산들에는 각기 다른 여러 종류의 버섯들이 분포하는데 가까운 공원에서도 여러 종류의 버섯들을 관찰할 수 있다.

버섯에 대한 오해로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잘 알면 약이지만 독이 될 수 있는 게 버섯이다. 태풍 뒤에 보이는 많은 버섯을 호기심에, 검증되지 않은 버섯을 맛보거나 먹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할 것이고 사서 먹는 안정한 방법을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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