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 등 끊임없는 노력 쏟는 열정파… ‘동시통역하는 상담사’가 꿈

베트남 박닝이란 곳에서 꿈을 키워 온 젊은 여성이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 후 이국 땅에서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익산시건강가정･다문화지원센터에서 베트남 통번역지원사로 일하고 있는 박성아 씨(33)가 그 주인공이다.

성아 씨는 대학생 때 만난 부군 이중석 씨(49)와 함께 2009년 한국으로 왔다. 꿈 많던 여성이 집에만 있을 수 없어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하림 공장에서 일하게 된 성아 씨는 첫 아이를 갖게 되고 한국어 공부를 결심했다.

성아 씨는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에서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고민이 됐다. 가족들과 공장에서 배우는 짧은 한국말로는 육아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생각해 다문화지원센터의 한국어 방문교육을 신청했다”면서 “5개월 간 소미아 선생님에게 많이 배웠다. ‘통번역사’라는 일을 추천해 준 고마운 선생님이기도 하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어에 자신감을 얻은 성아 씨는 아이를 낳고 원광보건대 다문화사회복지과에 입학했다. 베트남에서 공부하던 보육교사 자격증도 한국에서 취득했다. 그 동안 아들 유찬(8)･유태(4), 딸 지율(7)이의 엄마가 됐다. 2016년 다문화지원센터에 이중언어코치로 활동했지만 육아를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

지난해 통번역지원사로 재입사한 성아 씨는 관공서, 병원, 기업 등에서 베트남 노동자, 초기 입국 이민자 등의 통역을 맡고 있다.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원광디지털대학교 한국어문화과에 편입했다. 현재 5급인 한국어능력시험도 6급을 취득하기 위해 책을 폈다.

일을 하며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는 성아 씨는 “내가 없으면 해결되지 않는 일이 있다는 것이 기쁘다”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서 더욱 보람이 크다. 내가 좋은 일을 한다는 생각에 자부심도 생겼다”고 활짝 웃었다.

베트남 자조모임을 통해 매달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요양원에 찾아가 손 마사지, 네일아트 등으로 사랑을 전한다. 또 회원들과 함께 베트남 전통음식을 만들어 먹거나 정보를 공유한다.

통번역사가 적성에 잘 맞아 새로운 꿈도 키워가고 있다. 동시번역사와 가정상담사다.

성아 씨는 “베트남 친구들이 가정문제나 외로움 등을 하소연 할 때가 많다. 그럴 때 전문적인 심리상담을 해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결혼이주여성을 상담할 때 통역사가 함께한다. 내가 상담을 한다면 통역과 상담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받은 많은 도움을 다시 돌려주고 싶다는 박성아 씨. 그의 열정과 노력은 수상의 영광을 안겨 줬다. 지난달 7일 제9회 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상’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지역사회 다문화가족 인식개선에 힘쓴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성아 씨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데 좋은 평가를 받아 부끄럽다. 처음 익산에 정착하는 이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고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늘 사랑으로 감싸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시부모님 등 시댁 식구들이 없었다면 한국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뤄갈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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