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

인간에게 원숭이는 무엇인가? 웃음거리이고 수치다. 인간과 초인(超人)의 관계도 꼭 그렇다. 초인에게 인간은 웃음거리이고 수치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에서-

지구상에 인간보다도 더 월등한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가정하고 그들이 인간보다 더 높은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존재라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본다.

‘인간에게 미생물은 무엇인가? 웃음거리이고 수치다. 인간과 바이러스의 관계도 꼭 그렇다. 바이러스에게 인간은 웃음거리이고 수치다.’ 니체의 글을 패러디해 본 말이다.

인류는 역사를 이어오며 자연을 극복했고 환경을 지배한 지구상의 유일한 존재이며, 신을 창조하기도 했고 신을 죽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인간은 지구상의 동식물을 지배하면서 물질문명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그런데 이번 신종 코로나19 확산 사태와 대응을 보면서 자연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구제역과 조류독감 AI가 확산됐을 때 인간은 살아있는 생명체를 예방과 확산방지라는 명분으로 듣기조차 거북한 살처분이라는 행위로 그동안 인간의 식욕을 위해 공장의 물건 생산하듯이 길러왔던 동물을 매장했다.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행했었다. 만약 이번 신종 코로나19 사태에서 인간보다 더 강하고 문명화된 초인적 존재가 있어 인간 감염병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염된 인간 집단을 매몰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상상조차하기 싫다.

인간은 역사와 경험에서 배워나가면서 더 나은 환경을 구축하는 능력 있고 탁월한 존재다. 개별적 안전보다 우리의 안전을 위하고 자신의 희생으로 전체를 구하려는 공익 우선의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시간이 가면 어떤 형태로든 극복될 것이다. 온 국민이 갈등보다는 협력과 공조체계로 이를 극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일상으로 돌아와 있을 때 서로 따뜻한 말로 “고생했습니다. 애썼습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입니다”라는 말로 심리·정서적 유대를 강화해 나가면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한층 격이 높아진 사회가 될 것이다. 우리 선조는 이웃이 어려울 때 발 벗고 나서 도왔으며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의병을 일으켜 지켜냈고, 가까이는 일제의 강점기에 독립운동으로 목숨을 바칠 만큼 이타성과 대의를 위하여 자신을 기꺼이 희생하였다. 그리하여 5천년 역사의 장구함을 이어오고 있지 않은가?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교육의 모든 면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지식과 지혜가 쌓여 우리 국민의 의식이 높아졌으면 한다. 수년 전에 ‘내 탓이오 운동’이 사회에 확산돼 사회 결속을 강화했던 적이 있다. 이제 ‘우리 모두의 탓이오’하는 마음으로 한층 성숙하게 사회문제 해결을 해 나갔으면 한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내가 연결된 사회이기 때문에 나의 탓 우리 탓으로 시작하여 모두 다 동참하여 사회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야 하겠다.

우리의 삶은 성장하고 진화해 나간다. 경험과 사태 해결 과정에서 축적된 공동체 정신을 통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물리치고, 하나뿐인 지구 살리기에 동참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원 절약, 환경 보전하기, 자연 사랑하기 등을 구호에 그치지 않고 나부터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 이번 사태의 진행을 보면서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위기에서 동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지구는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바이러스가 확인시켜줬다. 어느 한 나라의 식량 위기는 전 세계의 식량 위기고, 어느 나라의 감염병은 전 세계의 감염병이 되고, 어느 곳의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기후 위기를 몰고 온다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기후변화는 심각한 문제다. 지난 겨울의 고온화 현상, 호주의 산불, 미세먼지로 인한 생활 피해, 미세 플라스틱의 바닷물 잔존량 증가 등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후손에게 지구를 빌려 쓰고 있지 않은가? 잘 쓰고 보전하여 지금보다 나빠지지 않은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교육의 시선도 높여 나가야 하겠다. 함께 참여하고 함께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면서 자칭 일류대학에 입학해 혼자서만 잘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함께 가야 한다. 인류가 오랜 역사를 이어왔듯이 지속적으로 이어가야하기에 더디게 가더라도 함께 가야 한다. 모든 시민이 멀리 보고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보면서 전 지구적인 삶을 살아나가기를 기대한다.

개학이 4월 6일로 연기돼 2020학년도 교육과정의 전반적 운영과 학생 교육에 많은 어려움이 예측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다. 교육자,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분열되지 않고 협력하여 공감을 이끌어 내면서 서두르지 않고 성공적으로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 이럴 때일수록 깊고 고른 숨으로 인내심과 새로움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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