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준-진선미 부부와 딸

대나무는 아무리 태풍이 불어도 부러지지 않는다. 마디가 있어서다. 마디가 없는 삶은 쉽게 무너지고 지친다. 아무리 바빠도 삶의 마디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서 주말도 있고 휴가도 필요하다.

익산에 삶의 마디를 만들어주는 공간이 있다. 바로, 영등1동 영등초등학교 옆에 자리 잡은 로뎀 커피숍과 나무공방이다. 커피숍과 나무공방은 한 건물에 들어서 있다. 한 대문 두 가게이다. 커피숍은 진선미 사장(50)이, 나무공방은 신현준 목공예가(50)가 운영한다. 이들은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잉꼬부부'다.

부부가 운영하는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먼저 커피숍이 맞이한다. 커피향과 나무공방에서 흘러나오는 은은한 나무향이 마치 숲속에 들어온 듯하다. 커피향은 코끝을, 나무향은 가슴을 열어 준다.

탁자를 비롯한 소품 대부분 목공예가인 신현준 씨가 직접 공방에서 만들어 커피숍에 맞게 배치했다. 여기에 커피숍 전체를 나무로 장식해 아늑함을 더했다. 커피숍의 색다른 변신이다. 늠름하게 서 있는 카누는 특히 눈길을 잡는다. 마음이 편안해지면 기분도 좋은 법. 아늑한 분위기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

커피숍의 카누, 나무공방 신 대표가 만들었다.

로뎀나무 커피숍에는 특별함이 또 있다.

바리스타인 진선미 사장은 “미국 3대 커피 원두 중 하나인 최고급 인텔리젠시아(intelligensia) 원두를 사용하고 있다”며 “커피 마니아뿐만 아니라 커피숍을 운영하는 사장님들도 맛을 보기 위해 찾는다”고 자랑했다.

태국 열대과일로 직접 청을 담아 만든 패션후르츠도 인기다. 레몬보다 비타민C가 100배 많아 면역력을 높여 주는 효자 메뉴다

커피숍 안쪽에 자리한 나무공방은 2016년 이곳으로 이전했다. 신 목공예가는 어릴 때부터 나무를 이용해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30대 후반 뒤늦게 나무공방을 시작했다. 어쩌면 평생 건축일(목수)을 한 아버지의 유전자 영향이 컸다.

로뎀 나무공방에서는 주로 생활가구를 주문 제작한다. 옷장이나 탁자 등 나만의 물건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손으로 하나 하나 만들다 보니 가격은 비싼 편이다.

카누와 카약은 신 공예가가 관심을 갖는 제품이다. 해양스포츠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신 대표가 특화했다. 카누와 카약제작은 보통 3~4주의 시간과 고난도 기술을 요구한다.

나무로 장식한 커피숍 벽면

신 목공예가는 “목공 일은 치밀한 계산과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마음의 평온과 자연의 소중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목공을 배우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환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로뎀 나무공방은 2016년에, 커피숍은 그 다음 해인 2017년에 문을 열었다. 진선미 사장이 목공예와 커피의 만남을 제안했다. 손님들의 반응은 예상밖으로 좋았다.

진 사장은 “손님들이 아늑한 분위기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전화 010-3679-4036

로뎀 나무공방과 커피숍 입구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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