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개관 산모와 아기 15명 최대 1년 6개월 생활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의 손길 기다려

1인실 내부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성스러운 순간은 언제일까. 많은 사람이 새 생명이 태어나는 출산을 꼽는다.

하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축복받아야 할 소중한 시간에 홀로 외롭게 출산의 고통과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미혼·이혼·사별한 임신 여성이다.

익산 첫 미혼모 지원시설인 ‘기쁨의 하우스(원장 정영순·51)’가 6월 중순 개관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기쁨의 하우스에서는 분만과 숙식 지원을 필요로 하는 미혼모가정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산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현동 기쁨의 교회(배산로 3길 24-19) 내에 자리 잡은 기쁨의 하우스는 연면적 460.98㎡에 1,2층 규모로 산모와 아기 15명을 수용할 수 있다.

1층에는 교육실·식당·사무실·상담실·의무실이, 2층에는 생활숙소(방 8개)·공동육아실·샤워실 등이 갖춰져 있어 산모와 아이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다.

정 원장을 비롯한 사무국장, 생활복지사, 생활지도원, 간호사, 조리사 등 6명도 전문적으로 산모와 아이들의 생활을 돕는다.

특히, 정 원장은 사회복지와 심리상담을 전공한 전문가다.

정 원장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서 14년 근무하면서 한 때 딜레마에 빠졌다.

정성을 다한 맞춤서비스에도 클라이언트(전문가의 서비스를 받는 고객 또는 의뢰인)들에게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들여다보니 미래에 대한 두려움, 아이를 양육할 걱정 등 정서적인 불안이 내재해 있었던 것.

상담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심리치료 석사와 박사과정을 취득, 현장에 접목해 한부모가정들에게 도움을 줬다.

개관식 준비에 바쁜 정영순 원장을 만나 기쁨의 하우스에 대해 알아봤다.

공동육아실

-기쁨의 하우스는 어떤 뜻을 담고 있으며, 누가 이용할 수 있습니까.

기쁨의 하우스는 밝고 행복한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익산시 첫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이다. 6월 중순 개소식을 갖고 입소자를 받을 예정이다.

기쁨의 하우스는 익산시뿐만 아니라 전국의 미혼·이혼·사별 등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한 여성과 출산 후(6개월 이내) 일정기간 아동의 양육지원이 요구되는 여성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시설에 입소하기 위해서는 입소 신청➝상담➝서류심사➝익산시에 입소 신청➝익산시 승인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입소자는 1년 동안 시설에서 생활하면서 분만과 숙식을 비롯한 아기 기저귀, 분유, 아기옷, 장난감 등을 무료로 지원받는다. 개인 사정에 따라 6개월을 연장해 생활할 수 있다.

샤워실

-산모와 아이는 시설에서 어떻게 생활하나.

산모와 아이는 1가족 1실에서 생활한다.

공동육아실, 생활실, 상담실, 식당, 의무실, 프로그램실 등이 갖춰져 있어 자신에 맞는 활동과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생활지도원이 엄마의 역할과 아이돌보는 요령,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방법 등을 알려줘 자신감을 갖도록 돕는다.

미혼모는 어린 엄마가 아이를 양육하고 있어 정서적으로 불안한 데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과 학력의 기회를 제공하여 퇴소 후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정영순 원장과 직원들

-입소자에게 어떤 지원을 하나.

생활양육, 의료, 상담치료, 여가문화, 교육, 진로·자립, 정서, 기타 8개 분야로 나눠 지원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자녀양육 및 숙려상담, 산전·산후 의료상담 및 지원, 출산교실 및 산후조리 서비스, 심리검사, 공예 및 문화체험 활동, 학력취득, 진로상담 및 직업훈련, 취업준비, 백일축하, 양육모들의 자조모임, 후원 연계사업이 있다. 이를 통해 산모와 아이가 건강하게 우리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생활비는 전액 무료다.

-도움과 관심이 필요할 텐데.

그렇다. 익산시와 기쁨의 교회에서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넉넉하지 않다.

미혼모 가정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생활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에서 용기와 힘을 주기 바란다.

영유아 돌보미, 중·고 검정고시 학습지원, 의료봉사 등 자원봉사자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도 기다리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아이침대와 유모차 등 유아용품을 보내주고 주고 있다.

물질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지역사회의 따뜻한 눈길은 미혼모들에게 힘과 희망을 준다.

정영순 원장

-앞으로 계획은

미혼모는 내 딸, 내 동생, 내 가족일수도 있다. 이들은 가족·지역사회 등 세상으로 부터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미혼모들이 친정집처럼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쁨의 하우스를 만들겠다. 한순간의 실수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자기 인생을 당당하게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퇴소 후에도 부담 없이 찾아와 고민과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정어머니 역할을 다하겠다./송태영 기자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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