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가 처녀

할머니가 길을 걷고 있는데 뒤에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같이 가 처녀~ 같이 가 처녀~"

벌써 일주일째 계속 듣는 말이다.

할머니는 "내가 아직도 처녀처럼 보이나? 내 뒷모습이 그렇게 예쁜가?"

누군지 보고 싶었지만 남자가 실망할까봐 차마 뒤를 돌아보지를 못했다.

집에 돌아온 할머니가 자꾸 웃으니까 손자가 물었다. "할머니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었어요?"

할머니는 계속 웃으면서 "아까 집에 오는데 어떤 남자가 할머니한테 자꾸 처녀라고 하더라."

손자는 믿기지 않는 듯 "잘못 들은 거 아니고요?"

할머니가 정색을 하며 "아니야 내가 분명히 들었어. 분명히 처녀라고 했어."

손자는 "그게 누군데요?" 하고 물으니까 할머니는 "그건 모르지 하여튼 남자들은 내가 예쁜건 알아가지고."

이튿날 할머니가 보청기를 끼고 집을 나섰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내일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집으로 가는데 뒤에서 어제 들었던 남자의 소리가 들렸다.

"갈치가 천원~ 갈치가 천원“

신형 보청기

한 할머니가 몇 년간 귀가 안들려 고생 하다가 의사를 찾았다.

의사는 귀 속에 쏙 들어가는 신형 보청기를 주며 사용해보고 한 달 후 다시 찾아오라고 했다.

한 달이 지나서 할머니는 의사를 찾아왔다.

의사는 “할머니, 어떠세요?”

할머니는 “아주 잘 들려요”라고 답했다.

의사는 “축하합니다. 가족들도 좋아하시죠?”라고 물으니, 할머니가 말하길.

“자식들에겐 이야기 안했어요. 이방 저방 왔다 갔다 하면서 대화내용을 듣고 있어요. 그리고 그동안 유언장은 세 번이나 고쳤어요.”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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