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표 에세이=아침, 점심, 저녁에 듣는 소리

(유)사각사각 대표

아침에 일어나서 일기예보를 확인 한다.

“장마네! 요즘은 참 일기예보가 잘 맞아!”라는 말과 함께 비가 콘크리트 마당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출근을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서 비가 창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외근이 있어 밖을 나가면서 우산을 펴고 투덜거리며 우산에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차에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 시간이 남아 차에 잠깐 앉아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는다.

하루 종일 비로 인해 내 주위는 ‘두두두~ 두두두’ 거린다.

온 세상을 덮은 비처럼 내 주위에는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그 사람들은 나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그런데 오늘 나의 상황에 따라 아침에 콘크리트나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감상하는 경우가 있고 듣고 싶지 않는데 우산이나 창문처럼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같은 소리여도 나의 상황에 따라 이렇게 달리 들린다는 것은 아마 내가 아직은 성숙하지 않다는 생각을 문득했다.

나를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듣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같은 것을 나의 기분과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것은 어쩜 잘 못된 것 일 수 있을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나의 말이 우산이나 창문에 떨어지는 말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상대방에게 항상 조심하려 노력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고 그 마음에 맞는 ‘두두두~ 두두두~’하기 위해서 조심하려 한다.

누구나 나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서로 다른 곳에 마음을 두고 있어 서로 다른 빗소리로 들리는 것 같다.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최근 장마여서 비가 하루 종일 내린다. 그래서 나는 이 빗소리가 항상 음악처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모두가 이 비를 그렇게 즐겼으면 한다.

그리고 내말이 주위에 음악처럼 리듬있게 ‘두두두~ 통~ 두두두~ 통~’하고 들렸으면 좋겠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