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정오께 이동진 전남 진도군수와 직원들이 익산의 한 한정식 식당에 들어가고 있다./시사저널 독자제공

전남 진도군수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의 만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지난 2일 오전 11시30분쯤 군청 간부들을 대동하고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방문해 박성진 청장을 만났다.

현안 사업 협의를 위해 일선 자치단체장이 익산관리청장을 만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양 기관 수장의 조우를 두고 ‘수상한 만남’이라는 뒷말을 낳는 이유가 뭘까.

시사저널 호남취재본부가 8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2017년 진도군은 국토부가 급수선을 지으라고 국비를 내줬지만 임의로 사업계획을 변경해 여객선을 건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훗날 이 사안은 진도군의 이의제기 등에도 불구하고 행자부-감사원-국토부-익산지방국토관리청-법제처에서 잇따라 국고보조금 불법 사용으로 판단됐다.

이에 따라 칼자루를 쥔 국토부(익산지방국토관리청)가 국가보조금 교부결정 취소를 하면 진도군은 급수선 예산 27억 원을 반납하고, 최소 81억 원의 제재부가금을 내야한다.

현재 국토부는 감사원의 처분을 토대로 교부결정 취소를 할지, 아니면 보조금 반환 결정을 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와중에 이 군수가 익산행에 나섰다. 그의 익산 행차가 도마 위에 오른 배경이다. 만남의 대상과 시점, 장소의 적절성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우선 급수선 국비전용과 관련해 익산관리청의 제재부과가 임박한 시점에서 처분청의 핵심 인물을 만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만난 장소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 군수와 박 청장은 청사 안에서 불과 10여 분간 면담을 한 뒤 곧장 4km 떨어진 익산 시내 한정식 식당으로 이동해 양 기관의 직원 10명과 함께 오찬을 했다.

‘공무원 청렴유지 규정’은 불가피하게 식사를 하게 될 때는 각자가 비용을 부담해 구내식당에서 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군수를 따라 온 진도군 간부는 5명이었다.

이에 대해 익산지방국토관리청과 진도군은 일제히 사실무근이라며 펄쩍 뛰었다. 익산관리청은 진도군이 현안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요청하기 위해 찾아온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박성진 청장은 6일 오후 퇴근시간에 청사를 빠져나가기 직전 1층 현관에서 시사저널 취재진과 만나 “우리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차도선 국비전용 제재금 부과에 대해) 진도군을 도와 줄 여지는 없다”며 “제재 여부와 경중은 국토부 차원에서 원칙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진도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 군수 일행은 국도 18호선 선향개량사업 등 지역 SOC사업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찾아 갔다”고 선을 그었다. /시사저널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