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출동할 때 운전자나 시민들이 멋지다고 ‘엄지 척’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한편으로는 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짐하죠.”

김진미 소방장(39)은 익산소방서 팔봉 119안전센터에서 남성들도 힘들어 하는 소방차를 운전한다. 여성으로서는 유일하다.

“소방차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차폭이 넓고 길이도 3~4배 정도 길어 운전이 쉽지 않아요. 3천ℓ(3톤) 이상의 소방용수를 싣고 최대한 빨리 화재현장에 도착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는 접촉사고 등 교통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되죠. 좁은 골목이나 경사가 심한 도로를 주행할 때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운답니다.”

하지만 긴급출동 순간 남녀 구분은 없다.

김 소방장은 여성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손길과 카리스마 넘치는 발길로 화재현장에 신속·안전하게 도착해 화재진압에 나선다.

2008년 소방대원으로 임용된 김 소방장은 올해 12년 차로 화재진압 현장을 누빈 베테랑이다.

그런 김 소방장이 소방차 운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체력적인 한계를 느꼈기 때문.

“화재진압 업무는 아무래도 남성 소방대원보다 힘에서 뒤져요. 평소에 운전에 관심이 많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죠.”

김 소방장은 자신의 선택이 탁월했다고 생각한다.

여성이라서 잘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깨기 위해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교육과 훈련을 통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후배 여성 소방대원들에게 모범이 되고, 그들의 길을 넓혀 주려 노력한다.

김 소방장은 고가사다리차와 굴절 사다리차 등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소방차량에도 여성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시공학을 전공한 김 소방장이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것은 어쩌면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다. 학창시설 걸스카우트 활동으로 심신을 단련한 김 소방장에게 업무영역 구분은 한갓 사치였다.

위험한 화재현장을 누비는 김 소방장도 역시 어머니다.

올해 7살·5살 두 딸 이야기에 눈시울이 젖는다.

“첫째는 엄마가 소방관인 걸 친구들에게 자랑해요. 둘째는 야근하는 날이면 전화로 보고 싶다고 보채서 미안한 마음이죠.”

다행히, 시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어 맘놓고 근무에 열중하고 있단다.

“구급출동, 구급출동, 다리 부상 환자입니다.”

인터뷰 도중 긴급 안내방송이 119안전센터에 울려퍼졌다.

“소방대원들은 항상 귀를 열고 살아요. 하루 10건 이상의 구급출동을 하죠.”

김 소방장은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큰 사고가 아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작은 도움에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피로가 풀린다.

하지만 난폭운전을 하는 운전자들을 보면 행여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신준수 팔봉 119안전센터 센터장은 “김 소방장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있는 베스트 소방관”이라고 엄지척이다.

김 소방장은 ‘오늘도 무사히’라는 기도와 함께 출근한다.

신준수 팔봉 119안전센터 센터장과 김진미 소방장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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