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좋아하는 나무, 그리고 물을 싫어하는 나무”

애벌레숲 자연학교 대표

이번 여름 장마는 유난히도 길게 이어지고 있다. 장마 기간이 아닌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 때문에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숲은 지구환경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숲에 살아가고 있는 식물의 환경 중 수분 즉, 수소와 산소로 구성된 물은 식물체를 형성하는 원형질의 1차 구성 요소이자, 식물이 광합성을 하거나 양분을 먹을 때 사람처럼 우적우적 먹을 수 없어 물에 녹여 먹는 것처럼 양분을 녹여내는 용매 역할을 한다. 그리고 우리의 피부가 수분 때문에 탱탱하기 유지가 되듯, 수분은 식물의 잎이나 식물의 가지가 팽팽하게 유지되는 팽압 유지수단으로 활용된다.

수분은 숲의 생태계를 제한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예를 들어 같은 위도에 속해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막 같은 지역의 경우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고, 온도는 같은 온대 지방 같은 열대지방이지만 수분이 부족한 경우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제한 요소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토양에 있는 수분을 뿌리를 통해 흡수하지만, 그 외에는 대기 중에 수분을 직접 흡수하기도 한다. 대기 중에 수분이 충분하게 되면 뿌리를 내리지 않아도 식물이 잘 자라기도 한다. 열대지방인 열대림에서 거미줄에작은 식물이 자라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식물의 수분 적응력은 식물 종에 따라 다르다. 수분이 너무 과다해도 식물이 자라는데 한계가 있는 걸 내성이라고 하는데, 소나무는 산에 가게 되면 암반 척박한 곳 수분이 없는 곳에서도 잘 자란다. 느티나무의 경우에는 토양이 비옥하고 수분이 충분한 곳에서 잘 자란다. 반면에 버드나무는 심지어 물속에서 자랄 정도로 물이 과다해도 뿌리가 질식하지 않고 잘 자라는 걸 알 수 있다.

나무의 모양에 따라 빗물을 흡수하는 방법도 다르다. 나무는 크게 침엽수와 활엽수로 나뉘는데 침엽수는 비를 맞으면 빗물을 나뭇가지 끝으로 보내 땅으로 떨어뜨린다. 반면 활엽수는 빗물을 최대한 많이 흡수하여 줄기로 모아서 뿌리 쪽으로 보낸다.

식물들이 모이는 숲은 수원함양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 큰비가 왔을 때나 눈이 녹을 때 일시적으로 물을 저축해서 출수 되는 양을 줄여 주어 홍수를 완화 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하고, 갈수기에는 물을 마르지 않게 하고 일정한 유량을 유지 시켜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여름에 내리는 비는 강한 집중호우와 많은 강수량으로 사람들에게 상흔을 안겨다 주었다. 갈수록 줄어드는 삼림의 비율로 인해 이 같은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나무는 살아가는 데 많은 물을 소비하기 때문에 이러한 숲의 기능이 인간사회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하여도 다양한 측면에서 이번 장마를 통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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