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 서해안 관문 전라북도, 노을대교로 타오르고 싶다

채수훈 익산시 복지정책과 맞춤형복지지원계장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놓고 해안가를 유심히 훑어본다. 동고서저형으로서 동해안 일주도로는 비교적 일자형이다. 다리가 별로 없다. 남해안은 다도해가 많다. 부산에서 목포까지 섬과 섬을 연결한 다리들이 연륙교로 수놓고 있다. 서해안은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하고 포구가 많아서 육지 깊숙이 바다가 들어와 있다. 이를 연결해주는 다리가 필수적이다. 서해안의 포구와 만, 섬과 섬의 대교 사업이 수년 내에 잘 마무리되면 서해안벨트 관광일주도로의 퍼즐이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서해안벨트 관광일주도로인 국도 77호는 경기도 파주시에서 서해안과 남해안을 따라서 부산광역시 중구까지 이어진 L자형 도로다. 원산안면대교, 보령해저터널, 동백대교, 새만금방조제 … 영광대교, 칠산대교, 천사대교. 그 중간지점인 전라북도 부안군과 고창군에 영락없이 가운데 앞니 하나가 빠져있어서 안타깝다. 향후 서해안벨트 관광일주도로중 이 지점에 대교가 놓이면 남해안과 동해안을 연계됨으로써 우리나라 3해안의 U자형 전국 관광일주도로가 비로소 완성된다.

낙후 전라북도 & 웅비의 서해안시대

낙후 전라북도. 어려서부터 전라북도권 뉴스에서 귀 따갑게 들어왔다. 40년이 지난 50대에도 똑같은 얘기가 반복되고 있다. 필자는 전국 역사문화답사를 수십 년간 다녔다. 고향 전라도와 경상도의 도로, 건물, 전시관 등 비교하면 그 차이가 눈으로 느껴진다. 현재 전라북도와 전라남도를 비교해 보면 똑같은 호남인데도 전혀 다른 동네처럼 느껴진다. 한 지역권에서도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전라북도는 왜 타 도처럼 정치, 행정 및 도민 의견을 하나로 모아 똘똘 뭉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까.

선거때마다 특정 정당에 몰표를 몰아주는 응집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전라북도에 살고 있으면 누구나 남의 동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면 곤란하다. 14개 시‧군중 11개 지역이 지역소멸 위험지역이다. 공생하고 공존해야 한다. 이제 뒤에서 소곤대면서 뒷북을 쳐대는 것도 볼썽사납다. 귀중한 보물도 도토리 키재기식 때문에 제대로 드러내놓고 자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전라북도 성장동력이 도민의식에서 새롭게 시작되었으면 한다.

가칭 ‘부창대교’(부안-고창대교) 사업도 아마 10년 전부터 들었던 것 같다. 지금도 국가사업계획에 반영조차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도 지지부진한 것 같다. ‘부창대교’ 사업은 단순한 토목사업으로 인식하면 곤란하다. 단군 이래 우리나라 최대 간척사업인 새만금개발은 전라북도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교통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다. 이미 새만금을 기점으로 익산 간 철도, 전주 간 고속도로, 신항만, 신국제공항 등 사업이 육‧해‧공에서 착착 속도를 내고 있다.

그렇지만 전라북도의 경제 허브 새만금과 도내와 연계한 관광 계획은 요원하다. 또, 서해안벨트 관광일주도로 중심이 전라북도가 있기에 그 핵심지역인 군산시-부안군-고창군을 연계한 관광산업도 중요하다. 새만금의 경제, 교통 등과 함께 관광과 연계시키기 위한 거시적 접근방법이 계획되어야 한다. 전북투어패스처럼 전북서해안투어패스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좀 넓게 살펴보고 세세하게 들여다 보았으면 한다.

노을대교와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 총력

글을 쓰면서 혹시나하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고창군과 부안군 의회가 2020년 7‧8월에 ‘부창대교’ 건설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도 77호선의 마지막 단절 구간(부안군 변산면~고창군 해리면)을 관광형 ‘노을대교’로 연결될 수 있도록 오는 2021년에 수립하는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하는 바이다.”고 했다. 또, 7월 말에 두 군수께서 시작 지점임 궁항에서 사이좋게 만나 합동현장설명회도 가졌다. 2020년 연말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하는 ‘5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2021~2025년)’의 사업 반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한다.

대교 명칭도 서해안 관광을 염두에 두어 가칭 ‘노을대교’까지 제안했다. 관광지역은 관광을 이미지화할 수 있는 명칭도 중요하다. 서해안의 노을과 자연을 즐길 수 있기에 ‘노을대교’ 도 아름다운 것 같다. ‘동백대교’가 ‘군장대교’(군산-장항대교)를 취하지 않은 것처럼. 신안군이 1004개의 섬을 형상화시켜 ‘천사대교’라 한 것도 신의 한수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라북도 현안 사업을 이해관계 지방자치단체인 부안군과 고창군에만 맡겨 놓아선 곤란하다. 전라북도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내도 국가사업에 포함시키기 어려운데 지역 간 분열과 갈등만 반복된다면 미래는 암담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도내 정치와 행정력을 총력적으로 결집시켜야 한다. 혹자는 왜 부안‧고창 사람도 아닌 익산 사람이 남의 동네일에 간섭하냐고 볼멘소리를 할지 모른다. 돈키호테 같은 전북 애향심의 발로로 여겨주었으면 한다.

한편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기 마련이다. 대교 건설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정치적 또는 대형 건설사를 위한 토목공사로 인식되어서 국가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새 대교 때문에 옛 도로의 사용 가치가 떨어져 관광에서 소외되는 지역주민들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곰소만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환경을 파괴한다는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직면할 수 있다. 만약 타협안으로 해저터널을 뚫는다면 육안으로 보이지 않기에 주변 관광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행으로 새로운 눈을 가지다

‘노을대교’는 경제적 타당성 못지않게 국도 77호의 유일한 단절 구간이고, 소외된 지역 균형발전, 전체적인 서해안 관광 활성화 등 차원에서 반드시 국가사업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 전라북도는 도민, 단체 등 여론 수렴도 주도해 나갔으면 한다. 수천억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다른 시‧도 대교 사례가 그 답을 찾아 줄 것이다. 꼭 필요한 곳에 대교가 건설되어야 하는데 꼭 필요한 곳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이 과연 몇 곳이나 될까. 또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때 반드시 여야정당 공약사업에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서해안 관광일주도로 완성을 염원하며 내친김에 다시 국도 77호를 따라서 떠나고자 한다.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무안‧함평과 목포‧신안으로 이어질 것 같다. 역시 여행은 많은 상상력을 길러 준다. 누가 그랬던가.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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