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달려 판사 말 고작 30초 듣고 익산으로 돌아오기 일쑤

거리 먼 진주업체 자재 사용 처음부터 사기치려 작정한 의혹

K씨 변호사 선임하자 시공업체 대표 7억대 토지 경매 처분

피해자 하나 둘 입 열면서 사기 수법-피해 규모 속속 드러나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24일 익산열린신문 인터넷홈페이지에 '익산 하우스 사기단 활개' 기사가 실리자 피해 농민들의 제보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사기'인줄 알면서도 바쁘고 겁이나 신고하지 못했다고 호소했습니다. 피해 농민들은 30여년 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해 오랜 기간 발생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속보>“대한민국에 과연 법 정의는 있는 것입니까. 농민들이 더 이상 사기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온힘을 다해 싸울 것입니다.”

온실건설 전문 S사 대표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K씨는 요즘 힘겨운 법정 싸움을 하고 있다.

그의 고난은 버섯재배사를 지으면서 온실건설 전문 S사 대표에게 써준 보증 약정서를 근거로 경남 진주 T이엔지가 지난 2018년 4억 원의 물품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후부터.

그는 “사기를 당한 것을 생각하면 자신이 부끄럽고,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 한 없이 미안하다”며 “무엇보다 농민이 농삿일을 제쳐두고 법정에 다니는 일이 괴롭고 힘들다”고 고개를 숙였다.

“법정이 있는 진주까지 가는 길이 지옥에 가는 길 같습니다. 3시간을 달려 고작 30초 판사의 말을 듣고 익산으로 되돌아 올 때면 허탈해 잠을 이루지 못하죠.”

그가 법정이 있는 경남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을 다녀 온 횟수는 벌써 8 차례. 앞으로 얼마나 더 진주를 오가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변호사 비용도 그를 압박했다. 그동안 지출한 변호사 비용만 해도 농민이 감내하기 힘든 4천800만 원.

“지인들이 민사재판은 보증을 서 준 사람이 99% 진다며 소송을 만류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

그는 법을 모르는 농민들을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이는 이들이 더 이상 익산에, 대한민국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하기 위해 고난의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

그의 마음을 가장 무겁게 하는 것은 “더 이상 생각하기 싫다”며 입을 굳게 다무는 피해 농민들이다.

또 다른 피해자를 막고, 하우스 건설 사기단의 행각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피해 농민들의 증언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의 진심을 알아준 피해자들이 하나 둘 입을 열면서 하우스 건설 사기단의 수법과 피해 규모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익산에도 하우스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가 2곳이나 있는 데도 굳이 거리가 먼 진주 업체의 자재를 사용한 것은 처음부터 소송을 의식한 의도입니다. 재판이 벌어지면 농민들이 스스로 포기할 것이라는 약점을 악용한 고도의 수법입니다.”

그는 “온실건설 전문 S사 대표와 진주 T이엔지가 처음부터 농민들에게 사기를 치려고 공모했다”고 의심한다.

“하루 수입이 100만 원이라고 자랑하던 온실건설 전문 S사 대표는 제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7억 원대에 이르는 토지를 경매로 정리했습니다. 법원에서 압류가 들어올까 두려워 미리 처분한 것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그는 “보증 약정서에 도장을 찍어준 것은 제 잘못입니다. 하지만 ‘이 나쁜 놈들을 꼭 잡아 벌을 받게 해 달라’는 피해 농민들의 호소를 잊을 수 없다”며 두 손을 불끈 쥔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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