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숲 자연학교 대표

영화 ‘주라기 공원’에서는 공룡이 등장하는데, 공룡이 주로 살았던 시기는 중생대이다. 공룡은 2억3천만년 전부터 6천3백만년 전까지 지구상에 생물이 살았던 시기가 5억년 전부터라고 생각하면 전체의 약 3분의 1정도를 함께 한 셈이다. 사람은 이 전체 생물이 살았던 시기를 63빌딩에 비교한다면 아마도 맨 꼭대기 천장에서 10cm 정도 안에 있을 것이다. 곤충이 지구상에 나타난 시기는 4억년전 데본기가 시작될 무렵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공룡처럼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은 건 곤충이 대단하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처음 지구상에 곤충이 나타났던 시대, 곤충의 모습은 날개가 없는 무시류였다. 그러다가 어느 시기부터 날개가 있는 유시류로 진화하였다. 하지만 당시의 유시류는 오래된 날개 즉 고시류의 형태를 가졌다. 보통 날개짓을 할 때 비행을 하는 방향으로만 날개 근육이 움직일 수 있는데, 좀 더 진화하게 되면 메뚜기처럼 그 날개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날개를 배등 위로 접을 수 있다. 하지만 고시류는 날개·근육이 뻣뻣해서 날개를 접을 수 없다. 대표적인 곤충이 잠자리, 하루살이다.

그 후에 시간이 흘러 새로운 곤충의 형태로 진화하는데 유연한 근육을 가진 신시류이다. 신시류라는 바깥에 날개가 있는 외시류가 초기 모델이다. 외시류 애벌레 시기를 살펴보면 바깥에서 날개가 될 부분 또는 짧은 날개를 볼 수 있다. 예로 매미는 번데기 과정이 없고, 어릴 때부터 이미 날개가 될 부분이 조금씩 조금씩 자라다가 성충이 되면서 날개가 크게 자란다. 안쪽에 날개가 있는 내시류와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배추흰나비 애벌레는 겉에서 볼 때는 날개가 보이지 않고 번데기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되면서 나오는 것이다. 이처럼 외시류와 달리 내시류의 가장 큰 특징은 번데기 과정이 있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곤충은 굉장히 다양해 이름만 알려진 것만 해도 백만 종 이상이다. 지금도 새로운 종이 발견되고 있고, 생물 다양성에서 볼 때 곤충만큼 다양한 종을 보기란 쉽지 않다. 백만 종은 지구 전체 동물의 70~80%에 해당이 된다. 동물은 식물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많다. 그럼 곤충은 어떻게 그렇게 많을까?

곤충이 이렇게 진화하고 번성할 수 있었던 건 작은 크기, 조직화 된 몸, 높은 유전적 상이성, 공진화, 날개, 짧은 세대기간, 변태라는 중요한 특징으로 알 수 있다.

무당벌레는 낙엽 밑이나 돌 밑에 여럿이 함께 모여서 서로 몸을 붙이고, 겨울을 보낸다. 장수풍뎅이의 경우 애벌레로 겨울을 난다. 각기 다른 방법으로 겨울을 나는 곤충들의 지혜 또한 곤충이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추위와 함께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도 우리만의 지혜로움으로 이 시간을 잘 이겨내리라 믿으며, 늘 그렇듯이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이 힘겨운 시간도 다 지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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