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익산교육지원청교육장

신축년 새해에는 무엇이든 깊게 바라보게 하소서.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이름 모른다고 지나치지 말고 자세히 내다보게 하소서. 바람이 일면 어디서 오는지, 눈보라 치면 왜 그런지 의문을 갖게 하소서. 코로나19가 왜 세계적 대유행이 되었는지 깊게 생각하게 하소서. 마스크를 꼭 써야 하고 사람 간 거리를 두어야 하는 근원적 까닭을 찾게 하소서.

태양이 매일 떠오르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 말고, 왜 새 아침이 매일같이 열리는 것이 기쁨이 되는지 깨닫게 하소서. 의미를 따지지 않고 정답을 찾으려 고만 했었던 것을 돌아보게 하소서. 겨울이 깊어갈수록 따뜻한 봄이 오고 있음을 알게 해 주소서. 바람의 실체가 보이지 않아도 전하는 의미가 있음을 성찰하게 해 주소서. 생각이 꼬리를 물어도 쓸 데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차분하게 생각할 여유를 찾게 해 주소서. 생각은 질문을 낳고 질문은 해결을 낳게 됨을 알게 하고 질문을 자유롭게 누릴 수 있게 해 주소서.

인간은 질문을 통해 문명을 창조하여왔다. 질문의 사전적 뜻은-알고자 하는 바를 얻기 위해 물음-알기 위해 묻는 것을 말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요인은 사유(思惟)하는 질문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원시 인간은 초원 생태계의 낮은 위치에서 오랜 기간 포식자의 표적이 되었을 것이다. 온갖 맹수들의 좋은 먹잇감이기도 했을 것이다. 인류가 태동한 원시시대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기까지 생태계의 최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사색하며 의문을 갖고 끊임없는 질문으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축적된 결과가 아닌가.

신축년 새해 첫머리를 질문으로 열었으면 한다. 새해에는 차분하게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타인에게도 질문하며 새롭게 바라보며 사유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동안 우리는 근현대사회의 산업사회와 지식정보사회를 거쳐 인공지능시대의 가파른 발달로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인류문명 발달에 승차하여 정해놓은 틀 속에서 자신을 찾기보다 편의성과 속도만 추구하면서 살아오지 않았던가.

스스로 질문하고 해결해 보는 신축년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왜 기후 위기를 돌아봐야 하는가. 이 시대의 절약 정신은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은 왜 지구적 대유행이 되었는가. 진정한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지금의 나는 바르게 살고 있는가. 온실가스 유출의 지속은 지구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가끔은 살아 온 길을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어린이는 어린이대로, 청소년은 청소년으로, 어른은 어른의 경험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질문하며 자신과의 대화로 새해를 시작하면 더 의미있는 해를 보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질문은 생각을 낳고 생각은 말과 행동으로 나타나고 행동은 또 다른 질문은 낳게 되어 삶이 더욱 진지하고 보람찬 나날이 될 것이다.

자신에게 하는 질문도 필요하지만 타인에게도 질문을 해 보자. 타인의 질문을 받아들이고 성심껏 답변도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나쁜 질문은 없다, 오로지 나쁜 답변만 있을 뿐이다”라는 생각으로 소통하면 의미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어떤 질문이라도 되새겨 보고 성실한 답변을 하려고 노력하면 자아 성장과 생산적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신축년 새해에 의미있는 삶이 되도록 사유와 질문을 하며 호시우보(虎視牛步:범처럼 노려보고 소처럼 걷는다는 뜻으로, 예리한 통찰력으로 꿰뚫어 보며 성실하고 신중하게 행동함을 이르는 말)로 새해를 맞이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축년 새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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