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완성할 때마다 아이 낳은 것처럼 기쁘고 뿌듯한 마음

익산을 미디어시티로 만들어 영상으로 익산 알리고 싶어

“익산은 참 흥미로운 도시이며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서양화를 전공한 제 눈에도 미륵사지 서탑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보다 아름다운 작품을 아직 만나지 못했습니다. 미륵사지는 익산의 자랑이자 보물입니다.”

아마추어 영상제작자이자 감독·연출가인 이상진 씨((46·영상제작 동아리 필림온 단장)는 익산의 역사를 뒤돌아보는 영상을 촬영할 때마다 익산의 아름다움과 역사성에 감탄한다고 말한다.

그는 “국립전주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던 사리장엄구를 국립익산박물관으로 옮겼을 때 경사스럽고 뿌듯함을 느꼈다”며 “익산시민들이 자랑스러운 익산의 역사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것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사실 이 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40여 년을 서울에서 생활한 서울토박이다. 그런 그가 익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익산이 고향인 남편을 만나면서부터.

지난 2013년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익산에 정착한 그는 2017년 우연히 시민영상제작 아카데미 교육에 참여하면서 영상제작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열심히 만들었던 같아요. 영상을 잘 만들었다는 주위의 평가에 어깨가 으쓱했죠. 아마 외지인의 눈으로 익산의 내면을 들여다 봐 신선했던 것같아요.”

그는 첫 영상작품 <이리, 그 주변을 걷다>를 발표해 영상제작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리, 그 주변을 걷다>는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1950년 7월 미군 이리폭격 사건과 1977년 11월 이리역 폭발사고까지 익산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가는 익산역의 비극적인 역사를 유가족, 목격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재조명했다.

그는 이후 <사리장엄을 찾아서>, <계란 후라이>, <집으로 가는 길> 등 4편의 작품을 매년 제작했다. 올해는 지난해 촬영한 <브레킷(break it)>를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 작품으로는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영상에 담을 계획이다.

그의 작품 특징은 가족들이 출연하는 점이다.

동생이 계란 후라이를 먹고 싶다는 말에 초등학교 4학년 형이 요리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은 <계란 후라이>에는 올해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4학년인 그의 두 아들이 참여했다.

또 <집으로 가는 길>에는 시부모가, <브레킷>에는 인천에 사는 여중생 조카가 익산에 내려와 동참했다.

그의 큰 아들과 시아버지는 전북가족영화제에서 각각 남우주연상을 받아 기쁨을 배가했다. 큰 아들 권태경 군은 엄마의 영향을 받아 익산교육지원청이 특화사업으로 운영하는 청소년자치문화공간 어울누리 팟케스트에서 영상동아리 활동을 하며 제2의 봉준호 감독을 꿈꾸고 있다.

“혼자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편집을 할 때면 힘들고 고생스럽지만 작품이 나오면 아이를 낳은 것처럼 기뻐요. 관객들이 영상을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에 앵글을 다시 잡는 것같아요.”

그는 “영감이 떠오르면 미루지 않고 제작에 몰입하는 것이 영상을 완성하는 비결”이라고 미소 짓는다. 1인 10역으로 한 작품을 만든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3~5개월.

그는 익산을 미디어시티로 만드는 게 꿈이다.

영상으로 익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그가 단장으로 있는 영상동아리 필림온에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필림온에는 30대 초반부터 50대까지 회원 7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유트뷰 https://youtu.be/6dssxhw와 http://vod.kbs.co.kr/m/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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