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포·목공예사업단 등 운영 장애인 경제·기술 자립 지원에 앞장

“장애인에 대한 편견 버리고 어울려 함께 사는 세상 만들어야”

“저희 육포는 단순 육포가 아닙니다. 장애인들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동그라미플러스 송정화 대표는 “동그라미플러스 육포사업단에서 만든 육포는 엄마·아빠에게 용돈을 드리고, 독립을 위해 목돈을 마련하는 근로장애인들의 소망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2006년부터 생산한 육포는 동그라미플러스의 주 소득원. 좋은 원재료로 정직하게 만들어 맛이 일품이다. 지난 2007년에는 육포 제조업계 2번째로 해썹(HACCP)을 획득해 품질관리의 우수성도 인정받았다.

동그라미플러스 육포는 익산로컬푸드, 익산원예농협 로컬푸드 영등점과 아름다운 가게, 두레생협, 꽃피는 아침마을 등에 입점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 매출은 4억 원에 이른다. 지난 달에는 2019년 보건복지부 기능보강사업에 선정된 육포가공 시설(297㎡, 약 90평 규모)을 준공했다.

송 대표가 육포 가공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는 육포 판매 수입금이 근로장애인들의 급료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시설이지만 소득을 창출해 장애근로자들의 급여를 지급하는 체계다.

육포작업장 근로자들.

동그라미플러스는 또 목공예사업단, 발달장애인카페 오다가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동그라미플러스의 근로장애인은 모두 40명. 육포사업단 15명, 목공예사업단 8명, 임가공사업단에 17명이 참여해 자립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곳에서 기술을 익힌 근로장애인들은 종종 외부회사에 취직해 사회에 진출한다.

“올해 여성근로자 2명이 결혼해 독립할 계획입니다.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어 딸을 시집보내는 친정어머니 마음이죠.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게 많네요.”

송 대표는 근로장애인들이 독립해서 잘 사는 모습을 보면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말한다.

송 대표는 사실 교사를 꿈꿨다. 그러나 고등학교 재학시설 같은 하숙집에서 생활하던 선배 언니가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한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막연히 사회적 약자를 돕고 싶다는 마음에 송 대표도 진로를 사회복지학과로 수정했다. 선배 언니 따라 강남 간 격이다.

송 대표는 교사 꿈을 이루지 못해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지금이 좋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송 대표의 진짜 꿈은 어쩌면 사회복지사였는지 모른다.

송 대표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공부 못하는 급우를 짝꿍으로 맺어 줬다”며 “나중에 친구가 장애가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추억한다.

송 대표는 사회복지법인 중도원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동그라미에서 현장실습을 했다. 그 인연으로 2004년 동그라미에 입사했다.

동그라미플러스 대표는 지난 2월 취임했다. 이제 막 3개월을 맞은 초보 대표다. 하지만 한울타리에서 생활해 누구보다 시설 장애인들의 상황과 현실을 잘 안다.

동그라미플러스의 가장 큰 목표는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진출해 당당한 사회인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는 것.

“더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연계되어야 합니다. 정부도 장애인이 시설을 떠나 가족이나 지역사회와 어울려 함께 사는 탈 시설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신의 옆으로 오는 것은 싫어하는 게 현실이죠.”

송 대표는 지난해 마을주민들이 장애인시설의 입주를 반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송 대표는 “제41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함께 사는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한다.

동그라미플러스는 사회복지법인 중도원 소속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다. 장애인 거주시설 ‘동그라미’. ‘동그라미은혜의집’, ‘동그라미희망의집’도 같은 재단소속이다. 

육포작업장 전경.

카페 오다가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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