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심 높인 황토 1천800여톤 40㎝ 높이로 복토 재배 여건 갖춰

전국에서 처음으로 인삼재배 성공 … 오는 11월 일부 수확 계획

황호필 대표 “시행착오 극복 법규지키며 태양광발전 선례 남겨”

9천900㎡(약 3천평)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이 갖춰진 성당면 하영산업태양광발전소(대표 황호필).

태풍 오마이스의 간접 영향으로 비가 내린 지난 25일 찾은 현장은 태양광 패널이 생산한 직류(DC) 전원을 교류(AC) 전원으로 전환하는 인버터가 윙윙 소리를 내며 전기가 생산되고 있음을 알린다.

이곳 태양광 발전소는 여느 태양광 발전소와 겉모습은 같다. 하지만 태양광 패널 아래에서는 몸에 좋은 인삼이 쑥쑥 자라고 있다. 태양광의 패널을 차광막으로 활용해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것.

500여㎡(약 150평)에서는 올해 7년 근, 2천여㎡(약 600평)에선 4년 근 인삼이 빨간 열매를 뽐낸다. 전문 농업인들도 재배하기 힘든 7년 근 인삼은 아이들 팔뚝만하다. 인삼의 가치를 평가하는 잔뿌리도 머리카락처럼 수북하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크게 ‘작물재배사 태양광’과 ‘버섯재배사 태양광’으로 나뉜다.

하영산업 태양광발전소는 ‘작물재배사 태양광’으로 허가 받았다. 즉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부지에 작물을 재배하는 조건이다.

황호필 대표는 법규를 준수하며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싶었다. 형식적인 농사가 아닌 경영에 도움이 되는 농작물 재배 선례를 남기고 싶었다. 이왕이면 농민들보다 더 농사를 잘 지었다는 말도 듣고 싶었다.

먼저 농작물 재배에 좋은 황토 1천800여 톤(24.5톤 차량 70대 분량)을 구입해 2년 동안 퇴비를 섞고 뒤엎는 토질 개량작업을 통해 땅 심을 높였다.

토양 수소이온 농도도 5.5로 중성수준으로 맞췄다. 작물이 뿌리를 제대로 뻗을 수 있도록 콘크리트 바닥에 40㎝ 높이로 황토를 복토하고 관수시설도 완벽하게 갖췄다. 농업 전문가들도 감탄할 정도로 정성을 다했다.

황 대표는 첫 작목으로 표고버섯을 선택했다. 태양광 패널이 그늘을 만들어 줘 표고버섯이 잘 자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표고버섯 하나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 실패였다. 버섯은 그늘뿐만 아니라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데 이를 감안하지 못한 결과였다. 당시 사용했던 참나무 토막은 지금도 태양광 패널 주위에 놓여 있다.

두 번째 작목으로 고사리를 재배했다. 고사리 역시 황 대표의 기대를 저버렸다. 황 대표는 고심했다. 문득 떠오른 작목이 햇볕을 싫어하는 인삼. 인삼을 재배하는 고향 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다.

친구와 함께 직접 인삼 씨앗을 뿌렸다. 황 대표의 정성에 인삼은 무럭무럭 자랐다. 황 대표는 건강에 좋은 인삼을 생산할 마음에 무농약을 고수했다. 하지만 처음 씨앗을 뿌린 인삼 4분의 1이 고사하는 피해를 입은 뒤 고육지책으로 저농약 살포를 결심했다.

일반 인삼재배 농가들이 10회 농약을 살포할 때 하영산업 태양광 인삼밭은 2회를 살포했다. 지난 6월 초 농약을 살포한 뒤 8월말까지 일체 농약을 치지 않았다. 이처럼 농약살포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태양광 패널이 빗물을 차단해 인삼이 병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오는 11월 7년 근 인삼을 우선 수확할 계획이다. 일부는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일부는 판매해 인삼재배에 들어간 7천여만 원의 경비를 보전할 요량이다.

하영산업 태양광 인삼재배는 업계에서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과 RPS 실장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전국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황 대표는 “태양광 발전시설에 농사를 짓겠다고 하자 주위에서 ‘제정신 이냐’며 타박했다”며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작물재배에 성공한 선례를 남겨 기쁘다”고 말했다. 

송태영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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