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상임단원… 무대에서 열정 쏟는 천상 무용수

 “시민들에게 받은 사랑 무대에서 행복으로 전할 것”

무왕과 선화공주의 아름다운 사랑. 그리고 1400년 만에 세상에 알려진 또 다른 여인 사택왕후.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익산시립무용단의 제45회 정기공연 ‘SECRET-붉디 붉은 꽃’이 지난 14일 공개됐다.

관객들의 큰 호응 속에 단연 눈에 띄는 이는 사택왕후다. 강렬하지만 애처로운 한 여인의 모습을 오롯이 담아낸 이는 시립무용단의 정수미 상임단원이다.

‘왕도’라는 작품에서 선화공주를 맡아 열연한 그는 오디션을 통해 사택왕후 역할을 맡게 됐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그의 도전이었다.

사택왕후에 대한 역사적 자료가 많지 않아 인물을 연구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한 남자를 사랑한 여인’, ‘백제를 사랑한 여인’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감정을 쌓아갔다.

특히 외로운 사택왕후에 몰입하기 위해 연습 기간 내내 외로운 생활을 자처하기도 했다. 최석열 예술감독과 무용단 동료들 역시 그의 몰입을 위해 한 마음으로 도와주며 ‘사택왕후’라는 인물을 함께 만들어냈다.

그는 “사택왕후라는 역할을 맡게 돼 영광이다. 이번 ‘붉디 붉은 꽃’은 인생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공연의 잔상이 많이 남고, 인물의 매력이 강렬했던 작품”이라며 “한국무용과 여러 분야의 무용을 접목한 동작들이 새롭고 즐거운 작업이었다. 관객들에게도 붉은 꽃의 매력이 고스란히 전달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로 10년째 시립무용단에서 열정을 쏟아내고 있는 그는 충북 증평이 고향이다. 중학교 2학년 때 언니와 함께 다니던 재즈학원에서 선생님의 한국무용 권유를 받고 무용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정적인 움직임의 한국무용은 그에게 큰 울림을 줬다. 예술고와 경희대학교 무용학부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곧장 익산시립무용단 단원에 지원했다. 그렇게 익산과 인연을 맺고 무용단 활동에 열심이다.

그는 연습벌레로도 유명하다. 단원들은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그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연습을 할 때면 캄캄한 밤이 와도 모를 정도다.

그는 “무용수들에게 연습은 공기와도 같다. 연습 없이는 좋은 몸짓을 표현해낼 수 없다”며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연습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으로 늘 노력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관객들이 원할 때까지 무대에서 춤을 추고 싶다는 정수미 단원. 

그는 관객과 소통하는 무용수, 믿고 볼 수 있는 준비된 무용수를 꿈꾼다.

그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박수를 받으며 사는 무용수는 정말 행복한 직업이다. 받은 사랑을 무대에서 감동과 행복으로 전하는 것이 나의 역할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 항상 준비하고, 노력하는 무용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가족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1남 6녀, 7남매 중 다섯째인 그는 가족들의 사랑과 지원 없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부모님과 언니들, 동생들이 보내주는 응원은 발을 내딛는 힘의 원천이다. 공연 때마다 10여 명의 가족들이 찾아와줘 엄청 든든하다”면서 “가족들의 기대에 부흥하는 딸이자 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정아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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