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결혼이주여성‧익산시민 11명 칼림바 매력에 흠뻑

 이유란 강사와 매주 금요일 열정 쏟아내… 버스킹 공연도

“칼림바의 영롱하고 구슬픈 소리는 위로가 돼요. 함께하는 언니, 동생들이 있으니 행복지수도 덩달아 상승해요. 매일 즐거움의 연속이에요.”

특유의 매력적인 음색 때문에 ‘힐링 악기’로 불리는 칼림바에 푹 빠진 이들이 있다.

익산시가족센터(센터장 김종남) 다가온 칼림바 자조모임(이하 다가온 칼림바) 회원들이다.

일본인 결혼이주여성들의 자조모임에서 시작된 다가온 칼림바는 지난해 9월 결성됐다.

친목을 위해 모임을 갖던 회원들은 의미 있는 활동을 함께하고자 콘텐츠를 찾던 중 칼림바의 아름다운 선율에 매료됐다.

아사노 이즈미 씨(65)는 “유튜브에서 칼림바 연주를 보고 한 눈에 반했다. 아름다운 음색이 마음에 울림을 줬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우리가 직접 연주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모임을 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열정에 익산시가족센터 이주희 담당자는 제대로 기름을 부어줬다.

칼림바를 배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고, 이유란 강사(익산햇살피아노학원 원장‧그림책심리지도사)를 초빙해 전문적인 교육의 장을 만들었다. 매주 금요일 익산역 4층에 위치한 다문화가족교류소통공간 교육실에서 칼림바 수업을 받고 있다.

처음 칼림바를 접한 회원들은 건반을 튕기는 방법을 익히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유란 강사는 “칼림바는 아프리카 전통 악기로 ‘엄지 피아노’라고도 불린다. 양손으로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건반을 튕기면서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처음엔 손가락이 많이 아팠을 텐데 회원 모두가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습득이 빨라 하나를 전달하면 두 세 개가 되어 돌아온다. 멋진 칼림바 연주단이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남다른 실력을 뽐내고 있는 다가온 칼림바 회원들. 그 비결은 연습이다.

이 강사는 처음부터 숙제를 냈다. 수업시간에 배운 부분을 집에서 연주해보고, 영상으로 촬영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공유하도록 했다.

이 강사는 “여러 단체들을 지도하면서 동일한 숙제를 내곤하지만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팀은 다가온 칼림바가 유일하다. 회원들은 영상을 함께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하고, 서로 격려하며 활동에 활력을 넣어준다. 정말 멋진 팀”이라고 말했다.

신입회원 임미정 씨와 이구사 다까꼬 씨도 선배들을 따라 연습 삼매경에 빠져 있다.

다가온 칼림바의 맏언니 에노모또 사찌꼬 씨(66)는 “처음엔 손가락이 많이 아파서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것을 되새기며 회원들과 꾸준히 연습하니 어느새 노래 한 곡을 연주할 수 있는 실력이 우리에게 주어졌다”면서 “동요 비행기 한 곡을 마치기도 어려웠던 우리가 긴 곡을 막힘없이 연주했을 때의 기쁨과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활짝 웃었다.

이들은 8월 방학을 앞두고 특별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1일 익산역 3층에서 버스킹을 진행한 것.

다가온 칼림바 앙상블’이란 이름으로 처음 무대에 오른 역사적인 날이었다.

‘모두다꽃이야’, ‘천개의 바람이 되어’, ‘수고했어 오늘도’ 등 5곡을 연주해 익산역 내방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앞으로 더 많은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새로운 희망과 꿈이 생겼다.

마찌다 가즈미 씨는 “버스킹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을지 긴장되고 걱정이 많았다. 막상 무대에 서니 또 다른 즐거움이 샘솟았다. 다양한 무대에서 칼림바의 아름다운 선율을 전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면서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준 이유란 선생님과 이주희 담당자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어디를 가나 꼭 칼림바를 보물처럼 챙기는 다가온 칼림바. 앞으로 지역 곳곳에서 위로와 위안을 전하는 앙상블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는 팀이 되겠다며 포부를 다졌다. /황정아 기자

<다가온 칼림바 자조모임 회원>

아사노 이즈미, 마찌다 가즈미, 사또우 리카, 나가오까 유꼬, 카메이 쿠니코, 에노모또 사찌꼬, 임미정, 이구사 다까꼬, 도치모또 노리꼬, 미야께 유리꼬, 야노 쇼우꼬.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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