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를 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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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문인협회 부지부장 |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주변을 둘러보면 각자의 위치에서 그야말로 부지런히 삶을 유지하고 있다.
너무나 바쁜(?) 탓에 서로의 안부가 궁금할 때는, 언제 어디서나 늘 주인 곁을 떠나지 않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통해 소리 없는 소식을 전하는 경향이 종종 있다.
무엇이 얼마나 바쁘길래 입을 벌려 소리 내지 못하고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일까?
손가락 운동을 고집하는 탓에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가는 줄도 모르고.
대화를 목소리가 아닌 문자로 하는 시대!
빛의 속도로 달려가는 시대 변화는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지인 간에 소리가 아닌 문자로 대화하는 진풍경을 그려놓았다.
그들은 서로의 안부나 궁금한 사항 등을 던진다. 어떻게? 휴대폰 문자로.
그러나 거기엔 즉답이 필요 없다. 문자를 확인한 후에야 답을 하기 때문이다.
답이 늦게 와도 속은 터지지 않는다. 왜냐면 속 터질 만큼 긴박한 사항이 아니어서 문자로 던져 놨기 때문이다.
문자를 통한 의사소통은 위와 같은 답답함도 있지만, 여러 사람이 동시에 참여하는 공동 대화에서는 목소리를 통해 의견을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문자가 나을 때도 있다.
문자로 나긋하게 의사 표현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의견이 다르다고 핏줄 터지도록 싸우지 않아도 된다.
다만, 참여하는 인원들이 모두 문자를 읽어야만 결론을 낼 수 있기에 해결 시간이 더딜 뿐이다.
문자가 언어로 돼버린 그런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더욱이 주고받는 문자가 길면 잘라내어 압축한 변형 문자가 판을 치는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에 놓여 있다.
소위 MZ 세대들이 써 내려가는 외계(?) 언어가 난무하고, 세종대왕이 살아계신다면 아마도 한글 만든 것을 후회하지 않을까 할 정도로 쓰임새가 초라한 모습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K-문화 열풍으로 외국인들은 우리 말이 아름답다며 오히려 우리 말과 우리글 배우기에 아우성이건만, 보배로운 우리 것을 가볍게 여기고 사랑하지 않는 젊은 청춘들이 지금을 살아가고 있음에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날이 발달해 가는 획기적인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아니, 더욱더 발달시켜야 한다.
하지만 그 문물의 기본적인 효용가치의 의미를 알고, 적절하게 사용해야만 존재의 필요성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인간의 생명은 영원하지 않다.
소중한 인연으로 만난 우리, 귀하게 주어진 시간 안에 편리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같이 살아가는 시간 동안에 마음의 소리를 아낌없이 표현하고 살아가 보자
말하고 싶은 표출 방식이 비록 기계를 통해서 오가는 것일지라도, 문자 두드림이 아닌 각자의 개성 있는 목소리로써 활기차게 살아가는 관계를 만들어보자.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쯤은 상대방에게 문자가 아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날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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