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익산시 여직원, 내부 게시판에 피해 폭로 글 일파만파

“늦은 밤 전화‧불쾌한 신체접촉‧영화 친구 돼 달라”

“거절하면 앞으로 공직생활 걸림돌 될 것” 협박도

다른 여성공무원들 “요즘도 그런가 보다” 글쓴이 동조 댓글

익산시 안팎 가해자 실명 오르내리기도…현재 계장 본청 근무

“집에 아픈 아이가 있어서 각방 쓴다(?).”

“뜨끔하신 분이 한 분 계실 것이다. 더는 여직원들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아 달라. 부탁드린다.”

익산시 한 공무원이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여직원들을 상대로 부적절한 요구를 일삼는다는 익명의 투서가 익산시노동조합 게시판에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

여성 공무원의 폭로 글은 설 연휴 전날인 지난 8일.

글은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시됐다.

익명의 작성자는 주로 새내기 여직원에게 접근해 '동기를 제치고 승진하려면 본인 같은 멘토를 잡아야 한다'고 가스라이팅을 한다며 특정 공무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 공무원이 불쾌한 신체 접촉이나 술자리 등을 강요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공직생활의 걸림돌이 되겠다'고 협박한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도 수년 전 이런 일을 겪었다면서 더는 여직원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작성자는 다만 대상자의 연령대와 계급, 보직 여부 등 해당 공무원을 유추할 만한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았다.

이 투서에는 '요즘도 그러나?', '누군지 알 것 같다', '모든 여직원 사이에 저 사람 조심하라는 말이 공식처럼 됐다' 등 작성자 주장에 동조하는 댓글이 여럿 달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익산시 공무원노동조합 한창훈 위원장은 "익산시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시청에 강한 처벌을 촉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가해자로 의심받고 있는 공무원은 현재 계장으로 본청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를 거쳐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우선은 피해자들의 제보다. 구체적인 증언이 있어야만 조사에 착수할 것이다. 여직원들이 힘들겠지만, 용기를 내어 피해 증언을 해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익산시는 “가해자가 누군지 아직 특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피해 제보가 들어오는 대로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조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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